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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문]이영선/홀로서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9-05-31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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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이영선/홀로서기

[산문]이영선/홀로서기

난생 처음으로 나홀로 서기를 했다. 칠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엄마랑 함께 안과에 갔다. 시력이 좋지 않아서 안경까지 맞추었다. 안질도 있어서 2주 동안이나 안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했다. 어느 토요일 엄마가 바빠서 나 혼자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게 되었다. “과연 혼자 갈 수 있을까?”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계속 두렵고 조바심이 났다. 콩알만해진 간을 가지고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다. “휴. 안심이다.”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언니들의 친절로 병원 치료가 끝났다. 평안함도 잠시 또 불안이 엄습해 왔다. 잘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TV에서 봤던 프로그램이 떠 올랐다. 4·5세의 아이들이 엄마 심부름을 다녀오는 내용이었다. 다들 기특하게도 잘 해냈다. 그 생각을 하니 3학년이나 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한편으로는 자신감도 생겨 빵을 사는 여유도 부려가며 느긋한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엄마가 반기며 안아주셨다. 가슴이 뿌듯했다. 저녁시간에 가족이 모인 중에 이 일이 큰 화제가 되었다. 까아만 아빠의 얼굴이 형광등처럼 환해지시더니 “우리 영선이 다 컸구나!” 하시며 엉덩이를 톡톡 쳐 주셨다. 내 마음은 풍선처럼 날아갈 것 같았다. 옛날부터 여행을 많이 하면 생각이 넓어진다고 했다. 신문에서 4세된 어린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자전거로 세계 일주 여행하는 것을 보았다. 참 위대해 보였다. 나도 앞으로는 나의 첫 나들이를 경험삼아 여행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 자립심도 키우고 많은 것을 배워야겠다.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여행하며 한국을 빛내고 알리는데 앞장 서야겠다. 비록 눈은 나빠 안경은 썼지만 마음의 눈을 밝게 만들어 준 이번 기회는 잊지 못할 일이다. 이영선(대구 남산교 3-2)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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