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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하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12-28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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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하늘

“지금쯤이면 북녘 하늘에도 보름달이 떴겠지.” 늘 나를 귀여워해 주시는 외할아버지께서 지난 추석에는 한참 동안 밤하늘을 쳐다보며 말없이 서 계셨다. 오곡백과가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걷이가 한창일 때면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부쩍 외롭고 쓸쓸하신 모습을 보이신다. 북에 가족을 남겨 두시고 홀로 내려오신 할아버지께서는 그맘때가 되면 텅 빈 마음을 겨우 채우시느라 문갑 속에서 술을 꺼내 드신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할아버지, 북에 두고 온 가족이 보고 싶으신 거죠?” “응, 아녀….” 하지만 말끝을 흐리고 고개를 돌리신다. 특히 TV에서 북한은 먹을 것이 부족해 굶어 죽는 사람이 많다는 소식을 들으시면 할아버지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진다. 오빠나 내가 밥투정을 하면 할아버지께서는예전같지않게 우리를엄하게꾸짖으신다. 유람선을 타면 금강산을 갈 수 있어서 오빠와 나는 할아버지를 보내 드리려고 돈을 모으고 있다. 많은 돈이라서 모으기가 힘들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꼭 북한 땅을 밟게 해 드리고 싶다. 할아버지의 쓸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고 싶다. 오늘 밤도 나는 하늘을 향해 기원한다. “하늘아, 하늘아. 부탁할게. 우리 할아버지의 외로움좀 덜어 드려 줘.” 이유선 / 서울 홍익교 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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