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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어머니의 손빨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12-21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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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어머니의 손빨래

“지혜야!” “네!”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일요일이었다. 한참 재미있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어머니가 부르시는 소리에 할 수 없이 마당으로 나갔다. “엄마 우산 좀 씌워 주렴.” “왜요?” “왜긴 왜야? 이 빨래 좀 하려고 그러지.” 어머니는 빨래 바구니에 있는 더러워진 옷들을 꺼내시며 빨래를 시작하셨다. 우산만 씌워 드리고 있자니 다리도 쑤시고, 방에서 보던 텔레비전도 더 보고 싶었다. “엄마, 왜 세탁기는 사용 안 해요?” 어머니는 빨래에 비누질을 하시며 “엄마도 편한 게 좋지만 세탁기를 사용하면 전기도 많이 소모되고, 또 세탁기를 사용할 때 넣는 세제는 이 빨랫비누보다 독성이 강하지 않니. 옛날 이 엄마 클 때만 해도 전깃불 하나 켜고 살기 힘들었는데, 세탁기 사용을 안 한다고 한탄하니 세상 참 좋아졌어.”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편한 게 좋잖아요. 우산 들고 있기 싫은데, 그냥 세탁기로 하세요.” 그러자 어머니는 나를 달래듯, 나무라듯 “지혜야, 엄마는 이렇게 비오는 날은 손빨래가 어렵지만, 날씨가 맑고 화창한 날에는 손빨래를 하면 얼마나 개운한지 모른단다. 전기도 절약되고 세탁기로는 잘 빠지지 않는 먼지들까지도 깨끗이 빠지니까 일석이조지. 빨래하는 엄마보다 더 힘이 들겠니? 좀 참아라.” 하시며, 내가 들고 있는 우산 아래서 빨랫감에 비누를 묻히고 주무르다 비비고 거품이 풍성하게 일면 다시 헹구는 일을 열심히 반복하셨다. 자세히 보니 어머니의 빨랫감은 대부분 내가 더럽힌 옷가지였다. 문득 어머니께 죄송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 보니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 어머니께서는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더럽힌 옷들을 전기와 물을 조금이라도 아끼시려고 저토록 손이 빨갛게 되도록 손빨래를 하시는구나.’ 이제는 비오는 날, 우산을 받쳐 들게 하신 채 손빨래를 하시는 어머니의 빨갛고 거친 손이 아름답고 자랑스럽게만 생각된다. “지혜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엄마 어깨에 비 맞는 것 좀 봐.” “네! 아, 엄마 알았어요.” 나는 우산을 다시 고쳐 들며 다짐했다. ‘하나라도 더 아끼려는 어머니를 본받아 더욱더 착한 딸이 될게요.’ 이지혜 / 대전 자양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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