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애야, 짱이가 죽었어.”
나는 깜짝 놀랐다. 옆에 있던 혜빈이가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산 지 몇 주일도 되지 않았잖아. 쫑이는 괜찮니?”
“응, 쫑이는 튼튼해.”
짱이란 효주의 병아리였다. 쫑이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짱이의명복을빌며학교에 갔다 와서 묻어 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은 경주 문화 엑스포에 가기 때문에 늦게 올 수도 있었다. 오후에 집에 같이 가려고 효주, 혜빈이에게 가니 효주 손에 비닐 봉지가 들려 있었다.
“효주야, 그 비닐 봉지 안에 뭐가 들어 있니?”
“응, 이건 새야. 문화 엑스포 영상관에 죽어 있었어. 사람들이 밟거나, 그냥 쓰레기통에 들어갈까 봐서.”
효주의 말을 듣고 효주가 얼마나 동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걸어가면서 새를 들여다보았다.
“효주야, 혜빈아, 이 새 무슨 새인 줄 아니?”
“아마 비둘기일 거야. 꼭 그렇게 생겼잖아.”
혜빈이랑 효주가 똑같이 말했다. 집에 다 와서 가방을 놔 두고 107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는 짱이와 비둘기를 가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땅을 팠다.
땅이 잘 파지지 않아 애를 썼다.
나란히 두 군데를 다 파고 나서 비둘기 이름을 지었다.
“어떤 이름이 좋을까?”
“‘새 천 년의 미소 영상관’에서 찾았으니 새천년 아니면 미소가 어때?”
“새천년은 별로고, 미소가 좋은 것 같다. 어떠니?”
“미소, 좋아.”
미소와 짱이를 묻어 주고 있는데 효주 어머니께서 오셨다.
“어두워지잖니. 빨리 내려오너라.”
“네, 잠깐만요.”
우리는 다 묻어 준 다음 명복을 빌어 주었다.
“짱이야, 미소야, 저승에 가서 마음 편히 살아라.”
내려오는 발걸음이 왠지 허둥거렸다.
김소애 / 경북 포항제철 지곡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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