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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고통스럽던 날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12-17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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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고통스럽던 날들

나는 태어난 지 몇 개월 뒤 심장병에 걸렸다. 집안이 가난한데다 시절도 뒤숭숭했기 때문에 어떻게 수술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아기만 데려오면 수술해 주고 돌려보내겠다는 제의를 해 왔다. 부모님은 나를 미국으로 보내려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도 첫 심장재단이 생겨 이 곳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비의 80%만 재단에서 해 주고, 20%는 부모님이 내도록 돼 있었다. 큰 돈이라 구할 도리가 없었다. 내가 위급하단 소리를 듣고 작은고모(연옥이 고모)가 다른 곳에 써야 할 적금을 선뜻 병원비로 내주셨다. 고마운 은인이다. 고모가 위인처럼 느껴진다. 고모 같은 위인이 또 계시다. 바로 어머니. 내가 그 때 병원에 입원했을 적의 일이다. 엄마는 나에게 영양 주사를 맞혀 주기 위해 먹는 음식이고 뭐고 다 반으로 줄이셨다고 한다. 엄마의 희생으로 지금 나는 건강하다. 여러 사람들과 가족들 덕분에 무사히 구원을 받아 살아난 나. 내 어린 시절의 고통스럽던 추억. 이로 인해 생명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겪은 고통 못지않게 오빠도 슬픔을 겪었다. 지난해 내 생일. 생일상을 차려 놓고 막 저녁을 먹으려는데 걸려 온 한 통의 전화가 충격을 주었다. 오빠가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오다가 자동차와 부딪쳤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오빠가 실려갔다는 병원으로 허겁지겁 달려가셨다. 오빠는 병원에 입원했다. 이 때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나는 수학 여행도 못 가고…. 다행히 오빠는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오빠 돈으로 마련한 그 자전거는 그 후 위험 대상 1호가 되어 오빠 친구에게 줘 버렸다. 이 두 가지 시련이 갑자기 생각난 것은 희망과 용기를 잃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잘 참고 견디면 그만큼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어서이다. 서로 돕고 위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모이면 고통스런 시대는 곧 끝날 것이다. 지금 나는 롱다리에 튼튼한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부모님께 감사의 한 마디 올리고 싶다. “엄마 아빠, 저를 포기하지 않고 이만큼 키워 주신 것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권선화 / 서울 강서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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