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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수영 배우는 학생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11-09 1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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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수영 배우는 학생

송연이와 함께 지난 여름 방학 때 수영장을 가게 되었다. 막상 가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걱정이 되었다. “송연아, 난 수영 못하는데 재미없어서 어떡하니?” “언니,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 수영 가르쳐 줄게.” 우리는 개장 시간보다 일찍 가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매표소가 어디인지 몰라서 헤매다 늦게야 겨우 표를 끊게 되었다. 헐레벌떡 표를 끊은 우리는 수영장 안으로 들어갔다. 수영복을 갈아 입은 후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나는 깊은 데 갔다 얕은 데 갔다 하며 수영장을 둘러보았다. 물장구를 치며 잠시 놀던 송연이가 다가왔다. “언니, 내 손을 잡고 발을 굴러 봐.” “왜? 아, 수영 가르쳐 주려고?” 송연이는 동그란 눈을 하고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난 송연이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송연이는 답답했는지 “언니, 그럼 잠수를 해 봐.” 잠수를 하자 꾸르륵 하고 코로 입으로 물이 들어갔다. 다시 코를 손으로 움켜쥐고 계속 잠수를 하자 숨이 막혀 발을 버둥거렸다. 그러자 몸이 저절로 앞으로 쑤욱 가면서 둥실 떠졌다. “언니, 됐어! 됐어!” 송연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난 드디어 수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몸이 둥둥 뜨던 그 순간, 난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마치 내 몸에 날개가 돋쳐 날아가는 것 같았다. 너무 신이 난 나는 “야호!” 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깊은 데로 가서 수영을 시작하려 하는데, 아저씨가 호루라기를 불었다. 수영이 끝났다는 신호였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수영장을 나와야만 했다. 참으로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한결 가벼웠다. 수영의 종류도 떠올려 보았다. 접영, 배영, 자유형…. 이 모두를 골고루 배워서 멋진 모습으로 수영을 해 보고 싶다. 수영을 못하는 나에게 동생인 송연이가 수영을 가르쳐 주어서 참으로 고마웠다. 나는 언니지만 그날만큼은 학생이자 동생이었고, 송연이는 선생님이었다. 수영장 갈 날이 기다려진다. 김 에스더 / 서울 응암교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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