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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사진 속의 외할머니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9-21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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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사진 속의 외할머니

[문예상 후보/산문]사진 속의 외할머니

지난 여름 방학 때 일이다. 심심한 나머지 나는 사진첩을 한장 한장 뒤적이며 지난 날의 행복한 추억들을 다시 한번 생생히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사진 중에서 전번 추석날 외할머니와 식구들 모두 같이 찍은 사진이 있었다. ‘외할머니는 잘 계실까? 몸은 건강하실까?’ 내 머릿속은 외할머니 생각으로 가득 찼다. 할머니가 보고 싶었다. “아빠, 우리 외할머니 댁 가요. 할머니가 자꾸 생각나요. 요번 일요일에 가서 목요일에 와요, 네?” 아빠는 다음에 가자고 했지만 내 성화에 못 이겨 가기로 했다. ‘할머니 댁은 바닷가니까 그림 도구하고 사진기, 사진첩을 가지고 가야지. 책도 가져가고. 또 옷하고 필기 도구도 가져가야지.’ 한 밤, 두 밤, 세 밤 자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외할머니 댁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외할머니 댁으로 향하였다. 탁 트인 들과 풋풋하고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겨 주었다. 할머니 댁에 가까이 갈수록 할머니 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할머니 잘 계실까? 오래간만이라 궁금해. 너는?” 동생에게 묻자 동생도 “누나, 나도야. 빨리 외할머니 댁에 가서 놀고 싶어.”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탓인지 달리는 차 안에서 나는 세상 모르게 콜콜 잠이 들었다. 어느 새 외할머니 댁에 도착한지도 몰랐다. 나는 차에서 내려 숨 가쁘게 할머니 댁으로 뛰어갔다. “할머니!” 고추와 옥수수를 다듬고 계시던 할머니는 나를 보자 얼른 달려와 덥석 안으셨다.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인가! “아이고, 내 새끼 많이도 컸구나! 어서 와서 목부터 축여라.” 나는 단숨에 물을 마셨다. 그 새 아빠 엄마와 동생이 왔다. 우리 식구는 사흘 동안 할머니 댁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그 행복한 시간을 순간순간 사진기로 잡아서 모으며, 아름다운 바닷가의 풍경을 보면서 그림을 그렸다. 마음도 차분해졌다. ‘이렇게 넓고 멋있는 곳에서 지내는 할머니는 얼마나 행복하실까? 하지만 가족들이 자주 찾아오지 않아 섭섭하실지도 몰라.’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넓고 푸른 바닷가에 우리와 함께 계신 할머니 모습을 담은 그림을 완성했다. 사흘 동안의 멋지고 소중한 추억들을 그림 속에 남겨 둔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 찍은 사진을 꺼내 보고 또 보았다. 사진 속에서 바다 냄새가 나는 듯했다. 할머니의 목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내 새끼 언제 오누?” 황소현(경기 수원 신곡교 5학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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