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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아빠의 담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9-14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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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담배 좀 끊으세요.” 아버지께 매번 말씀드리지만 쇠 귀에 경읽기다. 어느 일요일, 아버지가 하루에 담배 한 갑을 다 피우셔서 엄마가 또 잔소리를 하시게 되었다. “제발 담배 좀 끊을 수 없어요? 당신뿐만 아니라 아이들 건강까지 해친단 말예요!” 매일 듣는 소리지만 이날따라 왠지 짜증스럽게 들렸다. “또 잔소리!” 아버지는 화를 내시면서 또 담배를 피우셨다. 오후에 마루에 담배갑과 라이터가 놓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동생이 “누나, 우리도 담배 한번 피워 볼래?”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래, 맛이 좋길래 아빠도 그렇게 담배를 못 끊으시겠지.’하는 생각에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켰다. 담배를 입으로 빨았더니 목이 막히고 기침이 나왔다. 나와 동생은 겁이 나서 담배를 내던지고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그런데 큰일이 나고 말았다.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 담뱃불로 마루에 불이 붙어 마루를 조금 태워 버린 것이다. “너희들, 지금 뭐했니?” 뛰어오신 엄마는 크게 놀라셨는지 가슴을 쓸어 내리셨다. 그 일로 엄마는 아빠와 또 말다툼을 하셨다. “이제 그놈의 담배 때문에 집까지 태워 먹겠어요. 더 큰일이 나야 정신을 차릴 거예요?” 아버지는 휑하니 밖으로 나가시더니 늦도록 들어오시지 않았다. 그날 밤 담뱃불 장난에 놀란 동생이 갑자기 열이 나고 몹시 기침을 했다. 우리 식구는 어쩔 줄을 몰라 물수건으로 계속 열을 식혀 주느라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아빠의 걱정스러운 모습이 안타까웠다. 아침이 되자 동생은 열이 내렸다. 그 뒤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시 않으셨다. 엄마와 나는 아버지의 눈치만 살폈다. 엄마가 술상을 차려 오셨다. “이 아빠도 담배를 꼭 끊을 테니 지영이도 공부 열심히 하고, 우리 다 함께 노력하자꾸나.” 아버지가 나의 등을 두드려 주셨다. ‘고마운 아빠, 그 동안 미워해서 죄송해요.’ 담배만 피우시던 아버지는 새로운 아버지로 변하셨다. 요즘은 진지도 잘 드시고 기분이 밝아지셔서 오늘도 동생과 장난을 치시며 웃으신다. 온 집안에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엄마의 잔소리도 없어지고 밝은 웃음만이 가득한 우리 집은 정말 행복하다. “아빠, 사랑해요!” 장지영(경북 성주 월항교 5학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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