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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동아문예상 6월장원/산문]엄마의 참새모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7-03 1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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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만 되면 우리 집은 참새들 짹짹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곤 합니다. 참새들이 떼로 몰려와 베란다에서 짹짹짹, 파드득파드득 날아다니며 소란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베란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음식 찌꺼기를 널어 펼쳐 놓은 것을 참새들이 서로 쪼아먹으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우리 엄마는 벌써 몇 해 전부터 참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설거지를 하시다가 남은 밥알을 그냥 버리는 것이 아깝다고 밥알을 모아 베란다 화분 받침대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쪼아먹고 갔습니다. 엄마가 또 밥알을 놓아 두었더니 또 참새가 날아와서 쪼아먹고 갔습니다. 그 뒤 엄마는 우리집에서 설거지할 때 남는 밥찌꺼기뿐만 아니라 식당 같은 데 가서도 남은 것들은 가져와 참새들 모이로 주셨습니다. 참새들이 날아오는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 갔습니다. 엄마는 아예 베란다 문을 빠끔히 열어 놓으시고 음식 찌꺼기 말린 것을 신문지에 펼쳐 널어 두셨습니다. 참새들이 날아오는 숫자에 비례해 널어 놓는 음식 찌꺼기 양도 많아졌습니다. 이제 엄마는 참새들을 기르는 것같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비둘기도 날아와서 참새 모이를 쪼아먹고 갔습니다. “참새 엄마.” 아빠가 엄마를 불렀습니다. “왜 그러세요?” “음식 찌꺼기는 어디서 그렇게 얻어 오는 거요?” “때로는 학교에서도 얻어 오지요. 아이들이 급식 뒤에 음식을 많이 남겨요. 그걸 우리 참새와 비둘기 모이로 써요.” “호, 참 훌륭하십니다.” “그게 뭐가 대단하다고요.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아빠도 기분이 아주 좋으신 듯합니다. 나도 엄마의 일을 도와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갈 때 비닐 봉지를 가지고 갑니다. 급식을 하고 남긴 밥을 모아 오는 것입니다. 밥을 가져오면 엄마는 칭찬을 해 주십니다. “이런 것도 자연 보호, 환경가꾸기란다. 이런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면 우리 자연이 한결 깨끗하게 가꾸어지는 거야.” 또 “자연 보호란 행동으로 하는 것”이란 아빠의 말씀도 이제 알 듯합니다. 김초롱 / 인천 인수교 4 ◆심사평 이 달의 장원 글인 ‘엄마의 참새 모이’는 가정 주부의 알뜰한 모습과 참새 같은 미물을 사랑하는 마음씨가 잘 그려진 생활문이다. 학교에서 급식 봉사 활동을 하고 버려지는 음식 찌꺼기까지 모아 참새들에게 주는 엄마의 따뜻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수상에 뽑힌 ‘세상에서…’는 든든하고 평화로운 아빠의 품을 매우 실감나게 쓴 글이다. “넌 아빠의 껌 같구나”란 엄마의 말도 잘 인용했다. 엄 기 원(아동문학연구소장)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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