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상 후보/산문]금에 얽힌 이야기
가족이 함께 모여서 밥을 맛있게 먹고 있을 때 텔레비전에서 ‘금모으기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나는 왜 우리 집은 금을 안 내는지 궁금했다.
“엄마, 우린 왜 금을 안 내요?”
엄마는 밥을 드시면서 말씀하셨다. 나는 동생 유진이와 엄마를 보면서 귀를 기울였다.
“왜 금을 안 내느냐 하면, 아빠가 전에 사업을 했단다. 그런데 회사가 부도가 났어. 그 때 돈을 마련하느라고 금을 팔았기 때문에 지금 금이 없어서 못 내는 거야. 알겠니?”
옆에 계시던 아버지도 듣고 계시다가 엄마 말씀이 끝나자 말없이 밥을 마저 드시고는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처음 듣는 얘기였다.
왜 전에는 말씀을 안 해 주셨는지 모르겠다. 아버지가 지금 운영하시는 회사가 오래 전부터 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그때 정말 괴로우셨을 것이다. 또 너무 힘들고 마음아프셨을 것 같다.
이젠 우리 집이 왜 금을 안 냈는지 잘 알 수 있고, 아빠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다음에 커서 어른이 되면 아버지 어머니께 금반지를 사 드려야겠다.
늘 엄마의 손가락에 반지가 없다는 것을 생각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왜 우린 금을 안 낼까? 혹시 아까워서…?’라고 생각한 것도 죄송하고 부끄러웠다. 집에 금이 있는 사람은 모두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냈으면 좋겠다.
이혜승/서울 역촌교 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