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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산문]시냇가 아이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10-24 1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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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산문]시냇가 아이들

“얘들아, 그렇게 작은 민물고기와 가재를 잡아서 무엇에 쓰려고 그러니? 그만 잡아라. 그렇게 마구 잡으면 여기 시냇가엔 한 마리도 남지 않겠다. 이런 게 바로 생태계 파괴라는 거야.” “아저씨가 왜 참견이세요? 얼마나 재미있는데….” 아빠가 계곡에서 그물을 밀고 다니면서 고기를 잡고 있는 아이들 곁에 가서 말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상한 사람 다 보겠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계곡으로 피서를 왔으면 조용하게 물놀이나 하고 갈것이지, 고기를 잡는다고 바닥을 그물로 훑고 다니니까 환경이 파괴되는 거야.” “아저씨가 뭐예요? 왜 그렇게 귀찮게 하세요?”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가 큰소리로 말대답했다. 숲 속 텐트에서 이 모양을 지켜보고 있던 엄마가 뛰어나와 말렸다. 그제서야 아이들이 슬금슬금 사라졌다. 그 중 한 명이 들고 있는 플라스틱 그릇에는 큰 물고기들이 팔딱이고 있었다. 물 속에 있으면 더 크게 자랄 텐데…. 아침 나절에는 맑고 무더웠던 날씨가 오후 3시쯤 되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천둥과 번개가 무섭게 치면서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다. 그 때였다. 남학생 두 명이 텐트 안으로 급하게 뛰어들어왔다.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천둥과 번개가 칠 때마다 그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빠가 수건으로 닦아 주며 음료수 캔을 하나씩 주었다. 자세히 보니 그들은 조금 전에 아빠와 시비를 벌였던 바로 그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멋모르고 뛰어들었던 것이다. 한동안 아빠와 이야기를 나눴다. 소나기가 그쳤을 때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시냇가로 가서 플라스틱 그릇 안에 있던 물고기들을 모두 놓아주었다. 물고기들은 물 속에 들어가자마자 재빨리 사라졌다. 아빠와 나, 그리고 아이들은 소나기가 지나간 시냇가를 걸으며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하나씩 주웠다. 서쪽 하늘에는 해님이 온통 주홍색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소정/서울 장곡교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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