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낙서하면 “안돼~”
미국 뉴멕시코대에서 재학 중인 한인 유학생 오모(23) 씨와 최모(22) 씨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공판에서 우리 돈 약 3200만원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지난해 10월 뉴멕시코주 국립공원에 있는 문화재 ‘엘 모로’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는 등 낙서를 했기 때문이다.
거대한 바위인 엘 모로는 약 1000년 전에 살던 인디언들이 남긴 그림과 문자와 더불어 1700년대 이후 유럽과 남미 등지에서 온 탐험가들이 새긴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명 문화재.
낙서를 발견한 뉴멕시코주 국립공원측은 엘 모로에 새겨진 낙서의 이름과 방문자 등록지에 남겨진 이름을 비교해가면서 추적 수사한 끝에 최 씨를 찾아냈다. 같은 이름으로 계정 등록된 페이스북에 최 씨가 엘 모로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올린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낙서를 합니다.
세 살짜리 어린 동생에게 크레파스를 쥐어주면 바닥, 벽 할 것 없이 낙서를 합니다. 심지어 어른들도 화장실에 낙서를 하지요. 또 놀이공원 벽에도 ‘○○ 왔다감’이라고 적힌 낙서를 흔히 보게 됩니다.
사람은 왜 낙서를 하고 싶어 할까요? 뭔가를 ‘기록’하고 ‘표현’하거나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본능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낙서는 나쁜 걸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자신을 못살게 구는 친구의 얼굴을 그리면서 그 코를 돼지코로 그리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이렇듯 낙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낙서는 때로는 ‘위험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귀중한 남의 물건이나 오래된 문화재에 낙서를 할 경우 그것은 ‘범죄’가 되지요. 특히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일은 심각한 범죄입니다. 문화재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 모두의 것이니까요.
문화재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본 적이 없는 과거의 사실들을 배울 수 있어요. 그런 만큼 다음 세대에게도 이 문화재를 잘 보존해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지요.
자, 낙서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은 각각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집에 있는 내 책상에 낙서를 하는 것과 학교에 있는 내 책상에 낙서를 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생각해볼까요?
▶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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