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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급률 높이며 新농업혁명 이끌 주역!… 농촌진흥청이 전하는 신박한 농업이야기 ‘우리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24-05-01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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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제공



밀은 벼·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곡물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소비량이 많다. 식용 수입량이 200만 톤을 넘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생산량은 많지 않아 자급률은 1.0% 수준에 머문다. 이에 정부는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밀 산업육성법’을 제정하고,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밀 생산에 대한 지원과 컨설팅, 정부 비축밀 수매 등의 생산 확대와 안정적인 수매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한때 세계 녹색혁명의 위상을 드높였던 우리 밀이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빵은 길을 만든다


“빵은 길을 만들고, 밥은 마을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빵은 보관과 이동이 쉽지만 고기와 우유 등 다른 음식을 함께 섭취해야 하기에 길을 만든다. 한편 쌀농사는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마을 단위의 생활을 만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빵, 즉 밀가루는 어떤 길을 만들어 왔을까?


밀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밀가루 음식의 대표주자인 빵, 누들로드를 만든 국수, 오랜 역사를 지닌 과자가 얼른 떠오른다. 또한 밀은 술이 되기도 하며, 의약품으로 변신하거나 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때로 밀은 달콤한 유혹의 상징으로 읽히기도 한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남매는 빵 조각으로 길을 표시하다가 빵과 설탕으로 만들어진 집을 발견한다. 아이들은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마녀를 만나지만 다행히 무사히 탈출해 집으로 돌아간다. 밀은 변화무쌍하고, 빵이나 과자 등으로 변신하며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 낸다. 그만큼 밀은 우리 삶을 즐겁고 풍성하게 해주는 소재라고 볼 수 있다.


밀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1만여 년 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이며, 수많은 길을 만들며 인간의 역사를 함께 걸어온 곡물이다.



귀한 식재료였던 밀


밀은 기원전 100년경 한반도에 전래됐다.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 미림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밀 유적이 발견된다. 경북 경주 반월성지, 충남 부여 부소산 백제 군량창고의 유적에서도 탄화 밀이 발견됐다. 발견된 밀 유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밀이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는 밀 생산량이 많지 않았기에 고려시대까지 밀가루는 궁중에서나 주로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고려도경(高麗圖經)’과 ‘향음(鄕飮)’에서 “잔치 때는 국수를 성찬으로 아는데, 밀가루가 부족해 북경으로부터 수입한다”고 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국수는 서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고, 희고 긴 모양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게 됐다. ‘동의보감’에서는 밀과 밀가루, 누룩의 약리 효능에 대해 기술한다. 또한 조선시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는 꿩고기를 넣은 칼국수 조리법이 수록돼 있다.


귀한 식재료였던 밀가루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건 한국전쟁 이후다. 미국의 무상원조와 1970년대 국내 식량 사정 악화에 따른 정부의 분식 장려 운동으로 밀가루가 값싸게 공급되면서 분식이 일반화됐다. 1970년도까지 국산 밀 자급률이 약 16%까지 유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1982년 밀 수입 자유화와 1984년 정부 밀 수매제도 폐지로 국내 밀 생산기반은 급격히 무너졌다.


이에 1980년에는 자급률 4.8%, 2020년에는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책에서 외면당한 국산 밀은 ‘우리 밀 살리기 운동’과 같은 민간 차원의 소규모 생산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되지 않아 수입밀에 비해 경쟁력이 점점 낮아지게 됐다.


자급률을 높이고 우리 밀을 소비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 내에 밀 생산량을 늘려 수입에 의존하지 않게 자생능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후변화로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우려되는 지금, 사전에 대비해 우리 밀 생산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국내 생산 밀은 수입 밀과 비교해 운송 거리가 짧아 탄소중립에 유용하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 밀의 새바람 기대


우리 밀의 부흥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밀 품종을 개발 중이다. 세계에는 없는 한국만의 신품종을 개발해 국산 밀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함이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초 알러지 저감 밀인 ‘오프리’를 개발했다. 밀 단백질 알러지 감소 효능을 입증해 글루텐산업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부위의 단백질 부분 결손을 확인했고, 연세대 의과대학과의 공동연구 임상실험을 통해 알레르기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이러한 내용으로 식물특허를 출원하고 미국·유럽·중국에도 국제특허를 등록한 상황이다. 이 특허의 가치 평가 결과 글루텐프리 시장 대상으로 가공제품 수출시 10억 달러의 파급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기능성 유색밀 ‘아리흑’도 개발했다. 안토시아닌(12.7mg/100g), 탄닌(42.3mg/100g), 폴리페놀(158.8mg/100g) 성분이 함유돼 있고, 효능으로는 항산화와 항비만 효과를 구명했다. 연계한 가공 특허기술로 밀밥, 밀 혼합 곡류 샐러드, 밀싹 등으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건강기능성분 강화 소재로 식품산업시장에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 가능하게 됐다.


또한 국내 최초 적립계 고단백 부분찰성을 지닌 빵용 밀 ‘황금알’을 개발했다. 단백질 함량이 14%로 높은 편으로 빵 가공적성이 우수한 강력분 밀가루를 생산할 수 있어 산업체 수요가 높은 강력분 품종 보급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밀의 품질 인식을 전환할 계기를 만들 예정이다.


그밖에도 용도별로 밀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노력해 빵용, 면용, 과자용 품종도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국내 재래품종인 ‘앉은키밀’의 반왜성 유전자가 세계 무대에서 녹색혁명을 일으켰듯이 새로운 밀 품종 개발로 밀 자급률을 높이고 또 한 번의 농업혁명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우리 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식량안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우리 밀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그에 따른 소비확대도 요구된다. 국내 밀 식품 산업 시장에서 국산 밀 품질에 대한 우수성을 높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밀 품종을 개량하고, 재배 생산에서도 수많은 현장조사와 컨설팅을 시도 중이다. 새로 개발된 밀 품종들은 산업체별 가공적성 평가에서는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현지에서 생산하고 저장 및 유통시 연차별, 지역별, 농가별로 품질이 다른 점이 발견돼 품질을 균일하게 만드는 작업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산업체에서 우리 밀이 소외됐던 이유는 가격이 비싸고, 품질이 불균일한 까닭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예전과 달라졌다.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는 수입 밀과 다른 부가적인 가치를 내세우며 가치를 향상시켰다. 예컨대 아라비노자일란, 식이섬유 등 기능 성분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또한 품질 부문에서는 정부의 국산 밀 품질관리기준 제도를 준비 중이다. 품질 등급별, 용도별로 산업체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면 국내 생산 밀도 식품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밀 품질 등급제 시행으로 전국에서 생산한 밀의 품질을 구분하고, 등급별로 저장하고 유통한다면 국산 밀의 품질 균일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국산 밀도 용도별로 다양한 밀가루를 생산하게 되면 산업체의 관심도 받고, 수입 밀의 그늘에서 벗어나 식량안보 차원에서 자급률 향상을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짐작한다.


2022년 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예산 238억 원을 들여 밀 종자부터 생육 관리, 수확, 수확 후 관리, 소비 등 전반에 걸친 기반 확충에 나선 바 있다. 또한 ‘밀 산업 육성법’이 시행되어 2025년까지 밀 자급률 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우리 밀 생산과 소비가 늘어, 자급률 달성의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정리=공공정책부 양정원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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