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귀여운 캐릭터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보면…
  • 전선규 기자
  • 2024-04-22 12: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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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시장 입구의 모습. 전시장 곳곳에 커다란 ‘멜로(Mello)’의 형상이 설치돼 있다



강렬한 색감과 재치 있는 이미지로 보는 눈을 즐겁게 하는 작품들! 미국 출신 팝아트(대중적인 이미지를 다루는 현대미술의 한 경향)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스티븐 해링턴(Steven Harrington)’의 전시가 오는 7월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울 용산구)에서 열려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해링턴은 △판화(판에 그림을 새기고 색을 칠한 뒤 종이나 천을 대고 찍어 만든 그림) △회화(여러 가지 선이나 색채로 평면상에 형상을 그려 내는 미술) △조각 등 다양한 기법을 넘나드는 미술 작가. 나이키, 크록스, 이케아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며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온 디자이너이기도 하지요. 최근 전시를 찾아 해링턴의 작품 세계를 엿보았어요.



해링턴의 작품 세계, ‘멜로’를 따라 ‘룰루’∼



연작 ‘엉망으로 만들다’의 모습으로, 해링턴이 완성해놓은 그림을 멜로가 망쳤다는 기발한 이야기가 담겼다



해링턴의 스케치가 담긴 스케치북 내용 일부



해링턴의 작품은 여러 캐릭터들이 현란하게 자리를 메워 만화 속 한 장면을 보는듯한 기분을 자아내는 게 특징이에요. 이번 전시는 특히 해링턴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 ‘멜로(Mello)’의 시선을 따라 펼쳐져요. 멜로는 해링턴의 잠재의식(무의식과 의식의 중간 과정)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그와 ‘함께’ 작품을 이루기도 해요.


작품 ‘실수하도록 만들다’와 ‘엉망으로 만들다’에는 해링턴이 완성해놓은 그림에 멜로가 물감을 뿌려 망쳤다는 기발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전시장 곳곳에는 커다란 멜로가 설치돼 있어 관람객들을 반기지요. 해링턴은 나이와 성별, 인종을 뛰어넘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려는 바람을 담아 멜로를 구상했다고 해요.


해링턴 작품의 단골손님 ‘룰루(Lulu)’도 있어요. 캐릭터 룰루는 미국 LA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자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어요. LA 거리의 야자수를 보고 놀라워하는 프랑스인 친구를 통해 해링턴은 이를 소홀히 여겨온 자신을 돌아봤어요. 그리곤 주변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자는 의미로 룰루를 만들었지요. 멜로와 룰루의 이름 모두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각종 전시와 공연을 보여주며 예술적인 영향을 준 이모들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해요.


평소 해링턴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를 남겨두기 위해 주변에 여러 권의 스케치북을 놓아둔다고. 이번 전시에선 해링턴이 지난 8년간 사용한 스케치북에서 발췌한 스케치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답니다. 가볍게 아이디어를 그려놓은 그림들로 채워진 스케치북부터 여행 중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스케치북까지, 해링턴은 용도별로 여러 개의 스케치북을 동시에 활용해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피하고자 세세하게 여러 번 그려놓은 그림들을 통해 그의 꼼꼼하고 열정적인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지요.



입고, 쓰고, 보는, 모든 것들이 곧 ‘나’!



6점의 연작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의 일부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대형 그림 ‘진실의 순간’으로, 작품 곳곳에 불타는 바닷속 모습이 드러나며 앞에는 이를 감상하고 있는 ‘멜로’가 보인다



해링턴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해요. 그는 우리가 매일 입고 쓰는 옷과 물건들이 곧 자신의 개성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도구라고 여겼어요. 이 같은 생각은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한 프로젝트에도 고스란히 담겼지요.


지난 2019년 해링턴은 나이키와 ‘지구의 날’을 기념해 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매일이 지구의 날’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날마다 작은 실천을 시작한다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어요.


이처럼 해링턴이 선보이는 창의적인 이미지에선 시각적 재미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메시지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특히 해링턴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을 여럿 제작했어요. ‘떠나는 중’ 연작(같은 주제나 같은 인물로 작품을 잇달아 짓는 일)과 6점의 대형 회화 연작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가 대표적. 각각 캐릭터들이 세상을 누비기 위해 미지의 세계와 우주로 나아가는 모습, 잠시 멈춰 서서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여유와 우리 주위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가 담겼어요.


최근 해링턴의 가장 큰 관심사는 환경 문제예요. 그는 몇 년간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과 세계 각지의 자연재해 소식을 접하며 작품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어요. ‘시사’ 연작에는 밀림, 바다, 연못 등 다양한 자연을 배경으로 멜로가 불타는 지구와 동식물이 묘사된 그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표현됐어요.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대형 그림 ‘진실의 순간’에선 바닷속을 누비며 해양 생물들과 어울리는 멜로와 룰루의 사이 곳곳에 불길이 타오르고 있지요. 이를 통해 해링턴은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가 긴박할 뿐 아니라 인류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전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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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khkim654800   2024-04-23

      멜로와 룰루를 통해 작품을 보여주는 아이디어가 참 좋아요 전 자동차에 관심이 있어 자동차로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싶어요

    • 어동1
    • ben080801   2024-04-22

      자신에 개성이 들어나는 미술작품을 만들다니 대단하고 재밌네요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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