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GOT7이 무대에 등장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히트곡 ‘딱 좋아’에 맞춰 춤을 춘다. 표정과 움직임 하나하나가 실제 같지만 알고 보면 홀로그램 영상이다.

 

GOT7뿐 아니라 2PM, 원더걸스 등 한류스타의 공연과 뮤지컬 등을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홀로그램 극장 광주’가 광주 남구에 최근 문을 열었다. 홀로그램 극장 광주는 KT가 2014년 서울 중구에 세계 최초의 홀로그램 전용관 ‘K-live’를 만들고, 싱가포르에 두 번째 전용관을 만든 뒤 지은 세 번째 홀로그램 전용관.

 

홀로그램은 2차원인 사진이나 영상을 3차원으로 바꾸어 보여주는 기술. 이 홀로그램을 통한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미래 유망 직업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낸 미래 일자리 관련 보고서에도 앞으로 늘어날 직업 중 하나로 ‘홀로그램 전시기획가’가 손꼽혔다. 홀로그램 공연은 인물이 눈앞에서 공연하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실제 공연보다 저렴한 가격(홀로그램 극장 광주에서 K팝 공연의 경우 어린이 8000원)에 볼 수 있다.

 

홀로그램 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어린이동아 독자 이은호 양(경기 김포시 운유초 4)이 최근 서울 K-live를 찾아 윤주석 홀로그램 공연 기술감독을 만났다. 윤 감독은 홀로그램 극장 광주의 기술 작업을 총괄한 인물이다.

 

 

홀로그램 공연은 종합예술

 

GOT7의 홀로그램 공연 모습. 홀로그램 극장 광주 제공

 

“홀로그램 공연에는 어떤 기술이 쓰이나요?”(이 양)

 

윤 감독은 “KT가 만든 홀로그램 전용관 3곳에는 모두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빛의 반사를 이용해 영상이 허공에 나타나게 하는 홀로그램 기술.

 

홀로그램 공연은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가수가 공연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는다. 이때 TV나 영화 촬영과 달리,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찍거나 줌인(점점 확대해 찍는 것), 줌아웃(점점 작아보이도록 찍는 것)을 하지 않고 고정 상태로 찍는 것이 특징. 관객이 보는 시점에서 촬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 영상에 컴퓨터그래픽을 입혀 2차원을 마치 3차원 영상처럼 보이게 만든 뒤 홀로그램 영상으로 쏜다. 여기에 음향과 무대 조명을 합치면 홀로그램 공연이 완성된다.

 

 

“진짜 싸이야?”

 

다양한 콘서트의 조명감독으로 일하던 윤 감독은 사람들이 더 재밌어하고 신기해할 만한 공연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2012년 홀로그램 공연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양이 “그동안 만든 홀로그램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은 공연이 무엇이었나요?”라고 묻자 윤 감독은 “가수 ‘싸이’의 공연”이라고 답했다.

 

“국적과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홀로그램 공연을 보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쁘답니다. 공연을 보던 어린이가 ‘엄마, 저 사람 진짜 싸이야?’라고 물을 때는 실감나는 공연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지요.”(윤 감독)

 

윤 감독은 “얼마 전 안타깝게 숨진 가수 신해철처럼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가수의 모습을 홀로그램 공연으로 만들어 길이길이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홀로그램 공연 기술감독을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윤 감독은 “과학기술과 다양한 기술적 장치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가 꿈꿔볼 만한 직업”이라며 “콘텐츠를 기획하는 문화적 소양도 갖추면 더욱 좋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길은수 기자 gil22@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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