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엑소다!”

 

남자 아이돌 그룹 엑소가 ‘Lucky One’을 화려한 춤을 선보이며 부른다. 어솜이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도 춘다. 무대가 끝나자, 어솜이는 특수고글인 HMD(Head Mounted Display·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를 벗는다. 다음에는 HMD를 끼고 지진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지진의 원리’를 배우는 과학 수업을 듣는다. 지루해지면 HMD를 낀 채 가상 백화점에서 옷을 고른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이 일상이 된 어린이의 하루다. 가상현실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컴퓨터 기술을 통해 마치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것. 보통 HMD를 안경처럼 쓰고 가상현실을 즐긴다. 가상현실은 일상 곳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VR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누리꿈스퀘어(서울 마포구)에서 6∼9일 ‘코리아 VR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곳에 소개 된 기술 중 의료, 교육, 놀이 분야에서 어린이들의 일상을 바꿀 우리나라 VR 기술을 살펴보자.

 

 

높은 곳, 더 이상 무섭지 않아!

 

고소공포증을 치료하는 의료 VR 화면. 제일기획 제공

가상현실 콘텐츠 회사인 스코넥 엔터테인먼트와 삼성전자는 고소공포증을 치료하는 의료 VR을 개발했다. VR을 통해 고소공포증이 일어나는 가상의 상황을 반복함으로써 체험자가 그 상황에 적응해 현실에서도 고소공포증을 극복하게 하는 것.

 

고소공포증 치료 VR은 총 4단계로 나뉜다. △고층 엘리베이터 타기 △높은 절벽에서 운전하기 △헬리 스키(헬리콥터를 타고 산 정상에 내려 스키를 타는 것) 타기 △스카이 워크(몸에 묶인 줄 하나에 의지해 높은 곳을 걷는 것) 하기다. 이전 단계를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간다.

 

1단계에서 사방이 탁 트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 40층, 60층 순으로 올라가게 된다. 여기서 하늘 위를 쳐다본다든지 고개를 떨면 1단계에 실패한다. 또 심박수가 처음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져도 긴장한 상태로 판단돼 실패한다. 이런 과정을 여러 번 체험해 안정된 심박수를 유지할 정도로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석굴암에서 보물찾기를?

 

VR 석굴암 화면. 인디고 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존을 위해 유리창으로 접근을 막아놓은 실제 석굴암(경북 경주시) 내부. 이와 달리 가상현실에서 석굴암 내부를 샅샅이 보며 석굴암을 공부할 수 있는 교육 VR이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 회사인 인디고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VR 석굴암’이 그것. 인디고 엔터테인먼트는 실제 360도 카메라로 석굴암 내부를 샅샅이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VR을 만들었다.

 

VR 석굴암을 체험하려면 HMD를 쓰고 ‘트레드 밀’ 위에 올라가야 한다. 트레드 밀은 발판과 동그란 안전바로 이뤄진 장치. 안전바 속으로 들어간 뒤, 발판 위에서 걷거나 뛰면 발판이 체험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가상현실에서도 그대로 보여준다.

 

VR 석굴암에서는 석굴암의 상징인 본존불상 뒤를 돌아다니며 뒤태를 관찰할 수 있다. 깊숙한 곳에 있는 조각상들도 걸으면서 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보석을 찾아 손으로 건드리는 미션도 주어진다.

 

 

도시를 누비며 로봇 전투

 

영상제작회사인 상화기획은 도시를 누비며 로봇이 되어 전투를 하는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놀이 VR을 개발했다.

 

이 VR의 특징은 체험을 위해서는 HMD를 끼고 최대 높이 11m에 이르는 로봇에 탑승해야 한다는 것.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에 따라 로봇에 설치된 좌석이 360도로 휙휙 돌거나 빠르게 내려갔다가 올라간다. 온몸으로 빠른 속도와 움직임이 느껴져 실제 전투에 와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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