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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9-29 2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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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최초 유격전문가 이세라·진미은 중사

여군 최초 유격전문가가 된 진미은 중사(왼쪽)와 이세라 중사. 육군 제공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어깨가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25㎏ 군장을 매고 나흘을 거의 잠을 못 잔 채 산악 지역 100㎞를 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군 최초로 ‘유격전문가’가 된 진미은 중사(30·육군3사관학교)의 말이다.

 

유격전문가는 평상시엔 유격훈련에서 교관 임무를, 유사시(긴급할 때)엔 적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정찰대 역할을 한다. 진 중사와 이세라 중사(28·육군2기갑여단)는 최근 전남 장성군 육군보병학교에서 열린 전문유격과정을 여군 최초로 통과하면서 화제가 됐다.

 

최근 우리나라 여군이 1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60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 군인 중 1만 명이라는 숫자는 아직 크지 않은 숫자다. 이들은 어떻게 남자 군인도 도전하기 어렵다는 유격전문가에 도전해 그 자격을 얻을 수 있었을까?

 

‘국군의 날’(10월 1일)을 맞아 멋진 두 여군을 인터뷰했다.

 

이 중사(왼쪽)와 진 중사
 
 

지옥훈련으로 거듭나다

 

4주간 이어지는 전문유격과정은 ‘지옥’이다. 40m의 깎아지른 암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것은 물론 빠르게 몸을 숨기면서 하천을 건넌다. “적들이 침투했다”는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산속을 헤매고 50m가 넘는 암벽에서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밑의 땅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거꾸로 내려오는 훈련도 있다.

 

“전쟁 시 고립됐다는 가정 아래 살아있는 토끼와 닭을 잡아 해체하고 먹어야 하는 훈련이 있었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나를 따르는 병사들과 함께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터득해야 하는 기술임을 알고 이 또한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 중사)

 

진 중사는 “혼자였으면 절대 못했을 것”이라면서 ‘전우애’를 강조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의 뜻을 훈련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함께 산속을 헤매며 서로의 짐을 나눠들고 어떤 길이 빠를까를 머리를 맞대 고민하던 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진 중사)

 

부모님 몰래 낸 입영신청서

 

이들은 어떤 초등생이었을까? 두 사람 모두 “매우 활발하고 활동적이었다”고 했다.

 

“피아노, 미술 학원은 빼먹기 일쑤였습니다. 그보다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진 중사)

 

“인천 해안가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을 보고 꿈을 키웠습니다. 각 잡힌 모습과 군복에 달린 태극기가 너무 멋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대하려 했지만 부모님은 ‘위험하다’면서 반대하셨습니다. ‘대학은 졸업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에 대학을 다녔고, 졸업하자마자 몰래 입영신청서를 넣었습니다.”(이 중사)

 

그렇게 반대하던 부모님도 이 중사가 전문유격과정을 마치고 돌아오자 ‘자랑스럽다. 우리 딸이 최고’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인정해주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한 진 중사는 체육대학에 진학했고 체육대학원을 다니며 헬스장 개인 트레이너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즐거움과 보람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부사관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았고 ‘바로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때 진 중사는 27세였다.

 

“가끔 예비군 지역대장이셨던 아버지가 군복을 입었을 때 제가 많이 좋아했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군인이 되는 게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원래부터 군인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진 중사)

 

배려 아닌 인정받기 위해

 

이들은 여군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여군이어서 배려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편견일 때가 있습니다. 저는 배려가 ‘인정’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그러려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체력을 길러야 하고 군사지식도 많이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공부하고 체력단련을 합니다. 여군의 숫자가 많아지는 만큼 이런 편견을 함께 깰 수 있도록 여군후배들이 더욱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진 중사)

 

이 중사는 “여군 1만 명이 넘었다고 하지만 전체 수로 보자면 아직도 적다”면서 “여군을 보고 신기해하거나 다르다고 느끼지 말고 다 같은 ‘군인’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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