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래빗 동전. 영국왕립조폐국 홈페이지 캡처

최근 영국왕립조폐국은 동화 ‘피터 래빗’으로 유명한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주화를 만들어 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한국은행이 2018년 열릴 평창겨울올림픽을 널리 알리고자 11종의 기념주화를 올 11월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평창겨울올림픽 기념주화 도안. 한국은행 제공

특별한 사건이나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드는 기념주화는 일반적인 주화와는 다르다. 500원짜리 동전은 딱 500원의 가치를 가지지만, 기념주화는 표면에 ‘500원’이라고 적혀있더라도 희소성(물건이 별로 없어 귀한 상태)이나 가치가 있어 500원보다 훨씬 비쌀 수 있는 것. 그래서 기념주화들은 대부분 ‘수집’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 각국에는 자기 나라를 알리거나 고유의 역사 혹은 문화를 기억하기 위한 어떤 특별한 기념주화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벨기에의 워털루 기념주화. 풍산화동양행 제공

동전으로 역사 배워요

 

벨기에가 지난해 6월 선보인 ‘워털루 기념주화’는 워털루 전투 200주년을 맞아 만들어진 2.5유로(약 3300원)짜리 기념주화. 워털루 전투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1세가 이끈 프랑스군이 영국과 프로이센(지금의 독일에 해당) 연합군과 벨기에 남동부인 워털루에서 벌인 전투다.

 

원래 벨기에는 이보다 3개월 앞서서 워털루 기념주화를 발행하려 했다. 하지만 “화폐를 하나로 만드는 유로존(유럽연합의 단일 화폐인 ‘유로’를 사용하는 나라나 지역)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는 프랑스의 반발에 부딪혀 발행을 멈췄다. 사실 프랑스는 프랑스군이 크게 패배한 이 전투를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것.

 

결국 벨기에는 기념주화를 만들었다. 기념주화에는 워털루 전투에서 숨진 군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벨기에 남동부에 만들어진 ‘사자의 언덕’이 새겨져 있다.

 

캐나다의 메이플 포에버 기념주화. 풍산화동양행 제공

은화에 ‘달콤한’ 단풍잎이

 

캐나다에는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잎’이 새겨진 아름다운 기념주화가 있다. ‘메이플 포에버’라는 이름을 가진 이 은화는 250달러(약 30만 원)짜리. 지름이 약 10cm, 무게는 무려 1kg이다. 이 은화는 빛의 방향에 따라 반짝반짝 무지개 색을 내는 홀로그램 기법이 사용돼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캐나다는 왜 단풍이 유명할까? 단풍나무 숲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풍나무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에는 잎이 5∼7갈래로 갈라지는 단풍나무가 많은데, ‘설탕단풍’이라 불리는 캐나다 단풍나무는 단풍잎이 3∼5갈래로 갈라진다.

 

이 단풍나무에 V자형으로 칼집을 내면 수액이 흘러나오는데, 그것을 받아 며칠 끓이면 달콤한 ‘메이플 시럽’이 만들어지는 것. 캐나다 사람들은 메이플 시럽을 요리를 할 때 설탕대신 넣거나 홍차에 넣어 먹기도 하는데, 그 향이 굉장히 독특하다.

 

호주의 지도모양 색채은화. 한국조폐공사 제공

동전이 지도모양?

 

동전은 늘 동그라미 모양에다 은색이라는 편견을 버리자. 호주에서 만든 ‘지도모양 색채은화’는 1호주달러(약 900원)짜리. 두 개의 뿔이 난 것 같은 호주의 땅 모양을 그대로 본뜬 이 기념주화는 노을이 지는 울긋불긋한 숲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주화에는 새끼를 업은 코알라와 유칼립투스 나무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호주를 대표하는 코알라와 유칼립투스 나무를 통해 호주를 세계에 알리려는 것.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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