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뉴시스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2주 뒤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기간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이고, 2012년 5월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 정상회담 이후 3년 반 만이다.

박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의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변화 발전해 나가야 의미 있는 회담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일본이 해법을 제시해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10월 말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이에 대해 언급하고, 한일 정상회담에서 해법을 찾는다면 최상의 회담이 될 것이다. 설령 이번 회담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한국과 일본 간에는 안보와 경제 등 협력해나갈 분야가 적지 않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3년 반이나 정상회담을 갖지 않은 것은 미국에도 큰 난제였다. 박 대통령이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새로운 지평(어떤 전망, 가능성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여는 진화(점점 발달함)하는 한미동맹’에 대해 연설한 뒤 한일 정상회담 계획을 밝힌 것은 미국을 향한 일종의 성의 표시로 볼 수 있다. 16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회의에서 의논할 문제)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한미일 세 나라의 안보협력은 중요하다.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정상적인 상태가 됨) 50주년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불필요한 불안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도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나 솔직한 의견교환을 할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는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한국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민주주의와 국제사회 번영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고, 한미일과 한중일 협력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 10월 17일자 사설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