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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문예상 9월 장원 후보/창작동화]과일 친구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9-08 03: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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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희(서울 강남구 언북초 3)

[2015 문예상 9월 장원 후보/창작동화]과일 친구들

쓸쓸한 오렌지 하나가 부엌 창가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어.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싱싱한 오렌지 하나가 데구르르 굴러왔어. 둘은 금세 친해졌지. 함께 햇볕을 쬐고, 노래도 듣고, 아주머니가 키우는 야옹이의 장난을 피해 도망을 다니기도 했어.

 

그러던 어느 날 빨간 옷을 입은 사과 하나가 빙그르르 와서는 싱싱한 오렌지를 툭 쳐서 데려가 버렸어. 그리고는 둘이서만 즐겁게 놀았지. 쓸쓸한 오렌지는 끼워 주지도 않고 말이야. 쓸쓸한 오렌지는 용기를 내어 둘에게 다가갔어.

 

“얘들아, 나도 같이 놀아도 돼?”

 

그러자 사과가 말했어.

 

“안 돼. 넌 친구도 많잖아. 저기 개미 친구들 말이야. 푸하핫!”

 

쓸쓸한 오렌지는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한쪽 구석에서 눈물을 흘렸어. 아무런 희망도 없어 보였어. ‘희망도 다른 희망이 데려 갔나 봐.’ 쓸쓸한 오렌지는 생각했어.

 

그 때 아주머니가 새로 데려온 바나나 가족이 다가왔어.

 

“오렌지야, 왜 그래?”

 

꼬마 바나나가 물었어.

 

쓸쓸한 오렌지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했어. 그러자 바나나 가족은 쓸쓸한 오렌지를 위로하며 귀여운 귤 쌍둥이와 키위 친구를 소개해 주었어. 그들은 함께 술래잡기도하고 싱크대의 고인 물에서 시원한 물놀이도 했지. 쓸쓸한 오렌지는 아주 즐거웠어. 그 모습을 본 사과와 싱싱한 오렌지가 어떻게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겠어? 둘은 조바심을 내며 물속으로 급히 다이빙해 들어왔어. 그리고 물었지.

 

“우리도 같이 놀자.”

 

그때 꼬마 바나나가 나섰어.

 

“안 돼. 너희들도 쓸쓸한 오렌지랑 함께 놀지 않았잖아.”

 

“아…. 그건 정말 미안했어.”

 

“나 말고 쓸쓸한 오렌지에게 사과해야지. 진심으로. 너희들도 친구들과 함께 놀지 못하면 얼마나 슬픈지 이젠 알 거야.”

 

꼬마 바나나의 말에 사과와 싱싱한 오렌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어.

 

“쓸쓸한 오렌지야. 정말 미안해. 앞으론 그러지 않을게.”

 

“좋아. 용서해줄게. 하지만 한 번 더 그러면 그때는 안 봐 줄 거야.”

 

쓸쓸한 오렌지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말했어.

 

“야, 키위가 포크에 올라탔다. 우리도 준비하자.”

 

과일 친구들은 하나씩 두꺼운 겉옷을 벗고 포크에 올라 신나는 목 워터슬라이드를 즐겼어.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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