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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성]“장애와 요리솜씨는 관계 없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7-08 05: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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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만으로 판단하지 말아요①

새로 생긴 학교 앞 분식집

 

수빈이는 주머니 속 돈을 만지작거리며 용호를 기다렸어요. 분식집에서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풍겨져 나왔어요. 수빈이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어요. 수빈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홉 달이 지난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분식집에서 닭 꼬치를 사 먹었어요. 엄마가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수빈이는 학교를 마치면 바로 학원으로 가야 해요. 학원이 끝나면 또 다른 학원에 가야하고 엄마가 집에 돌아오는 시간까지 밖에서 돌아다녀야 해요.

 

그러다 보면 배가 고프니까 엄마는 늘 간식을 사 먹을 돈을 넉넉하게 준답니다.

 

“오늘은 만두 사 먹어. 찐빵도 좋고.”

 

“오늘은 어묵이랑 떡볶이 사 먹어.”

 

엄마는 아침에 돈을 주며 이렇게 말해요. 하지만 수빈이는 오직 한 마음으로 닭 꼬치만 먹어요. 닭 꼬치도 종류가 여러 가지예요. 치즈를 뿌린 치즈 닭 꼬치, 고추장 양념이 듬뿍 발린 매운 닭 꼬치, 달콤한 간장 닭 꼬치. 수빈이는 그중에서 매운 닭 꼬치를 제일 좋아해요. 입술이 부르트도록 매운 닭 꼬치를 ‘호호’ 거리며 먹는 게 참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며칠 동안 분식집이 공사를 했어요. 분식집 안을 새롭게 바꾸는지 문을 닫고 ‘쿵쾅쿵쾅’ 망치소리가 들렸거든요. 그러더니 오늘 드디어 다시 문을 열었어요.

 

“수빈아.”

 

침을 꼴깍꼴깍 삼키고 있는데 용호가 교문을 가로질러 달려왔어요. 두 팔을 벌리고 힘껏 달리는 용호는 금방이라도 엎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했어요.

 

“으아악!”

 

저것 봐요. 용호는 개구리처럼 철퍼덕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어요. 저것 봐요, 저렇게 할 줄 알았다고요.

 

“아이 아파. 수빈이 네가 분식집 안으로 들어가는 줄 알고 달려오다가 넘어졌어.”

 

용호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말했어요.

 

“분식집에 들어가면 너도 들어오면 되는 거지. 어! 어쩌니?”

 

수빈이는 구멍이 뚫린 용호 바지를 가리켰어요.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 부분에 뻥하고 구멍이 났어요.

 

“분식집에 들어가면 안 돼. 이제 저 집에서 안 사먹을 거야.”

 

용호는 바지를 쓱쓱 문지르며 말했어요.

 

“왜?”

 

“분식집 주인아줌마가 바뀌었어. 이렇게 절룩절룩 거리는 아줌마로.”

 

용호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걷는 시늉을 했어요.

 

“다리를 저는 아줌마가 만든 닭 꼬치는 분명 맛도 없을 거야. 큰 사거리에 있는 분식집으로 가자.”

 

용호는 수빈이 손을 잡아끌었어요.

 

“절룩거리는 아줌마가 만들면 맛없어?”

 

“당연하지. 다리를 절룩거리는데 닭 꼬치가 맛있겠어? 그리고 더럽기도 하고.”

 

“다리를 절룩거리면 더러운 거야?”

 

“당연하지.”

 

수빈이와 용호는 바람처럼 달려 큰 사거리로 갔어요. 큰 사거리에 있는 분식집 닭 꼬치는 학교 앞 분식집에서 파는 거보다 이백 원이나 비쌌어요. 용호는 맛이 있다고 감탄을 하면서 닭 꼬치를 먹었지만 수빈이는 솔직히 별로였어요.

 

“맛없어.”

 

수빈이는 용호 귀에 대고 속삭였어요.

 

▶ 사람들은 때로는 겉모습만으로 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해요. 용호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은 모든 일을 다 못할 것’이라고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해 무시한다면 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되요. 외모로만 함부로 그 사람을 판단해 무시하는 말이나 태도는 하지 않도록 해요.

 

용호는 ‘닭 꼬치가 맛없다’는 수빈이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다음주 수요일에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도서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 욕대장’ 중 발췌 (박현숙 글, 김미진 그림, 생각하는 책상 펴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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