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왼쪽에서 네번째)이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개성공단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통일부 제공 |
염수정 추기경. 파주=뉴시스 |
북한에서 라이프치히와 가장 비슷한 곳을 꼽으라면 개성이 아닐까 싶다. 고려의 수도였을 때는 무역의 중심지로 세계로 문이 열려 있었고 ‘개성상인’이란 말이 생기기도 했다. 서경덕, 황진이, 한석봉 등 수많은 문인과 예인이 활동했던 점도 비슷하다.
남북 대치(서로 맞서서 버팀)가 심화된 상황에서도 현재 5만 명이 넘는 북측 근로자들이 남측 입주기업의 제품을 만들어내며 남북의 상생(함께 살아감)과 통일을 꿈꾸는 곳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대리)인 염수정 추기경이 21일 육지에 난 길로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공단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추기경의 첫 방북(북한을 방문함)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서울대교구 측은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한국을 방문함)과는 무관하고, 북측 인사와의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으나 북이 염 추기경에게 북녘 땅을 열어준 속내엔 남북관계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을 것 같다. 염 추기경도 “남북이 화합하는 개성공단에서 아픔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소탈한 행보로 존경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때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집전하면 국내외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것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6·25전쟁이 일어난 6월을 매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달’로 정해 평화통일을 염원(간절히 기원함)하는 미사를 드린다. 염 추기경이 평양도 방문해 북의 유일한 성당인 장충성당에서 미사를 보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동아일보 5월 22일자 한기흥 논설위원 칼럼
정리=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 사설 읽고 생각하기 ▼
1. 다음 중 염수정 추기경의 지위가 아닌 것을 고르세요.
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② 천주교 평양교구장 서리
③ 천주교 교황
2. 독일의 라이프치히와 북한의 개성은 어떤 점에서 비슷한가요? 칼럼 속에서 찾아 써보세요.
3. 북한 어린이들에게 남북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편지를 써보아요.
※정답 1. ③ 2. 상업과 예술이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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