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중국, ‘차이나타운’

특정한 문화가 지배적인 곳에서 어떤 지역만 다른 문화를 보이는 곳을 ‘문화의 섬’이라고 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다른 나라 도시에 있는 중국인 집중거주지역인 ‘차이나타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인천 중구 선린동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등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는데요. 차이나타운에 가면 이곳이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간판 대부분이 한자어로 쓰여 있고, 거리마다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중국에서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기 때문입니다.

차이나타운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캐나다의 몬트리올, 일본 고베에도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왜 가는 곳마다 차이나타운이라는 문화의 섬을 만드는 것일까요?

처음 차이나타운은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서 탄생했습니다. 1850년대 중국인들은 페루에 들어와 해변 근처의 대목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현지 사람들이 자신과는 다른 생활 모습을 가진 중국인들을 거부했고, 결국 중국인들은 새로운 도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중국인들끼리 뭉치는 차이나타운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요즘 차이나타운은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차이나타운은 글로벌 시티즌십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고립된 ‘섬’이었습니다.

헝가리, 유럽이야 아시아야?

우리나라의 육개장(위)과 비슷한 헝가리 전통음식 구야쉬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와 같은 인도-게르만어족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헝가리는 한국어, 일본어처럼 우랄알타이어족에서 파생된 헝가리어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인종에도 대부분 백인 계열로 구성된 유럽 다른 지역과는 달리 헝가리는 몽골에 뿌리를 둔 ‘머저르족’으로 분류돼 유럽의 다른 어떤 민족과도 혈통을 연결시키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헝가리의 전통음식인 ‘구야쉬(Gulyas)’는 우리나라의 육개장과 비슷한 맛을 낸다고 하니 매운 것을 싫어하는 유럽 사람들과는 정말 다른 모습입니다.

이처럼 헝가리가 유럽 안의 섬으로 불리게 된 것은 헝가리 민족의 기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헝가리 민족은 원래 아시아와 유럽을 경계 짓는 우랄 산맥의 서쪽지역에서 유럽지역으로 이동해 기원전 9세기경 오늘날의 헝가리 지역에 정착한 민족이랍니다. 유럽에 속한지 100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까지 아시아의 문화가 남아있다니 놀랍지요.

종교의 섬, 팔레스타인

세계적인 ‘종교의 섬’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유일신인 하나님을 믿는 유대교가 국가 종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안에 위치한 자치 도시인 팔레스타인은 이슬람교를 숭배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항상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결국 모든 ‘문화의 섬’은 글로벌 시티즌십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자신만의 ‘섬’을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아니면 다른 친구들이 ‘섬’이 되도록 하고 있지는 않나요? 청소년 사이에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왕따’ 역시 또래 집단 사이의 ‘섬’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기사를 읽으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티즌십을 생각하며 여러분이 직접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의 역할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