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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애매한 동물 보호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4-21 23: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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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애매한 동물 보호

다른 사람이 주말농장에서 기르는 개를 ‘구출’한 동물사랑단체의 한 간부가 다른 사람의 것을 훔친 죄로 최근 처벌을 받았다. 개를 가두었던 철장 안에는 배설물이 가득했고 녹슨 밥그릇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오전 3시에 같은 단체 회원 3명과 농장에 들어간 그는 개 5마리와 닭 8마리를 꺼내 경기 포천시의 동물보호소로 옮겼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재판부는 일관되게 죄가 있다고 판결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름답지만 그 실천은 법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피옷 반대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단골 메뉴다. 그래서 모피옷을 입은 유명인사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같은 논리로 가죽옷도 반대해야 하는데 그런 뉴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가죽옷까지 반대하면 적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핸드백 지갑 허리띠 등 가죽제품을 하나라도 안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나. 가죽을 공격하다가는 동물보호운동의 존재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서울 청계천에서는 관광마차가 달렸지만 동물 학대 반대 시위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운행을 금지했다. 그 말들은 어떻게 됐을까. 16필 중 2필은 전북의 야산에서 나무에 묶인 채 눈비를 맞으며 지내고 있다. 마구간 지을 돈이 없어서다. 1필은 지난해 가을 영양실조로 죽었다. 말 주인이 먹이 값을 대지 못한 것이다. 1필은 도축(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잡는 것)됐다. 강원도의 한 목장에 사실상 방치된 8필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4필은 어디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말들은 과연 보호받은 것일까. 그리고 말이 마차를 끄는 게 동물학대라면 소가 수레를 끄는 건 어떻게 봐야할까?

 

동아일보 4월 20일자 허승호 논설위원 칼럼

 

▶정리=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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