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실천양식을 ‘글로벌 시티즌십’이라고 했지요? 글로벌 시티즌십이 무엇인지 알아보았지만 이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랍니다. 여러분은 세계 문화에 대해 어느 수준의 글로벌 시티즌십을 가지고 있나요? 오늘은 각 나라에서 글로벌 시티즌십이 얼마나 실천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자신의 글로벌 시티즌십 점수를 매겨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요. 》
남아공의 인종차별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총 11개의 공용어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 중 영어·줄루어·코사어·소토어·아프리칸스어로 된 가사가 남아공의 국가(國歌·나라를 상징하는 노래)에 등장하지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노래인 국가를 이렇게 만든 것은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인데요. 한 때 남아공에는 이와 관련된 아주 아픈 역사가 있었답니다.
과거 백인들은 남아공에서 인종차별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실시했습니다. 남아공에 사는 모든 사람을 인종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만 살 수 있도록 구분을 한 것입니다. 아파르트헤이트에 따라 흑인들은 살던 집과 마을에서 강제로 쫓겨나 도시 변두리의 흑인 거주 지역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사람이 살기 힘든 아주 척박한 땅이었지요. 전체 국토의 10%밖에 되지 않는 이곳에서 나라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살게 되었어요. 또 백인들은 다양한 법을 만들어 백인과 흑인의 결혼은 물론 만나는 것을 금지했고, 공공시설을 함께 이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한을 두었습니다.
다행히 1989년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남아공은 조금씩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클레르크 대통령은 야만적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지요. 클레르크 대통령은 1990, 1991년 아파르트헤이트의 바탕을 이루는 법률 대부분을 없앴고, 1993년 드디어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이 정치에 참여하고 투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습니다. 그 결과 1994년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지요.
프랑스의 ‘좋은 차별’
인종차별 외에도 성차별, 지역차별, 외모차별 등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많은 차별이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는 ‘좋은 차별’이 있다고 합니다. 좋은 차별이란 무엇일까요?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은 ‘자유’(청색)와 ‘평등’(백색)과 ‘박애’(적색)를 상징합니다. 국기에 담긴 뜻처럼 프랑스인들은 자유롭고 평등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요. 이를 위해 프랑스에서는 종종 ‘긍정적 차별’이 실천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프랑스에서는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다고 평가되는 학교에 우선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합니다. 이렇게 지원을 받는 학교가 밀집된 지역을 교육우선지구(ZEP)라고 하는데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살지요.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지역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심지어 프랑스 최고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으로 불리는 그랑제콜에 ZEP 지역의 학교
출신 학생들 중 일부를 반드시 입학시켜야 한다는 정책도 있습니다.
한국의 ‘제노포비아’
제노포비아는 낯선 것 혹은 이방인이라는 의미의 ‘제노(Xeno)’와 싫어한다는 뜻의 ‘포비아(Phobia)’가 합성된 말로 ‘이방인 혹은 외국인에 대한 혐오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혐오현상은 외국인에 대한 범죄행위로까지 커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2009년 세계 36개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제 시민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능력이 세계 36개국 청소년 가운데 35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다양한 이웃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세계가 하나의 마을이고 모두가 세계시민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제노포비아는 존재하지 않을 거예요. 여러분이 앞으로 글로벌 시티즌십을 가지고 실천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제 시민의식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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