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통령 선거(12월 19일)가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5, 26일 대선 후보자 등록을 한 뒤 후보들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게 된다.

 

‘우리나라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은 어떤 대통령을 바랄까?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여간 전국 15개 시도의 초등 5, 6학년 1000명에게 ‘우리가 꿈꾸는 세상,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투표는 선거일을 기준으로 만 19세 이상인 국민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초등생은 투표를 할 수 없다. 하지만 훌륭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어린이도 어른 못지않다. 어린이들이 바라는 대통령은 어떤 모습일까?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알아보자.

 

‘문제 해결사’ 대통령이 짱!

어린이들은 이상적인 대통령의 모습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자’를 꼽았다.

 

‘어떤 대통령을 뽑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어린이 1000명 중 359명(35.9%)은 ‘고민이 있을 때 해결책을 말해주는 대통령’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법 없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대통령’(23.6%),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대통령’(12.8%), ‘비밀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고 싶은 대통령’(9.1%) 등이 지지를 받았다.

 

‘대통령을 뽑을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올바른 생각과 실천의지’를 1위(29.4%)로 꼽았고 ‘정직성 등 인격’을 2위(23.1%)로, ‘문제해결 능력’(18%)을 3위로 꼽았다.

 

“이웃을 제일 못 믿겠어요”

어린이들은 최근 시민은 물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이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린이들은 ‘학교폭력, 유괴, 살인, 강도, 성폭력 등 범죄 발생’을 1위(30.2%)로 꼽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이웃’(100점 만점에 평균 62점)을 최하위로 뽑았다. 집에서 잠자던 초등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 등 이웃이 흉악범으로 변해 저지른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웃’이 어린이에게 가장 못 믿을 사람이 된 것. 이는 ‘국회의원’(64.5점) ‘대통령’(67.5점)보다도 낮은 점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학교폭력과 아동 성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고 가해자가 이웃이나 아는 사람이었다는 점 때문에 어린이들이 큰 불안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음 놓고 뛰어놀아야할 곳, 늘 생활하는 곳에서조차 어린이들은 불안감을 느꼈다. PC방(36점), 놀이터(45점), 등하굣길(50점)을 가장 불안한 장소로 꼽은 것.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학교(77점), 학원(70점)이었다.

 

어린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불신과 불안 속에서 어린이들은 ‘다양한 가치와 재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를 꿈꿨다.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나’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어린이들이 ‘공부를 잘 못해도 다양한 재능이 존중받는 나라’(24.5%)를 꼽았다.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16.4%),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나라’(14.8%)가 뒤를 이었다.

 

또 어린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시험과 성적으로만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25.7%)’ ‘위험한 세상이 안전해졌으면 좋겠다’(23.6%)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17.2%)고 답했다.

 

▶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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