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과 김정은의 3대 세습 축하용으로 발사한 장거리로켓이 동창리 기지를 떠난 직후 폭발해 서해로 추락했다. 북한이 강조해온 ‘강성대국*’이라는 구호도 산산조각이 났다. 최근 군대, 당에 이어 정권까지 장악하며 최고 권력자의 위상을 굳히려던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도 차질이 생겼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위해 8억5000만 달러(약 9650억 원)를 투입했다. 이 돈으로는 북한 주민 1900만 명의 1년 치 식량인 옥수수 250만 t을 구입할 수 있다. 북한은 한 해 40만 t 정도의 식량이 부족하다. 이 돈이면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6년간 해결할 수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위성 발사로 선전하기 위해 70명의 외국 기자들을 초청했지만 제 발등을 찍고 말았다. 북한은 1, 2차 장거리로켓 발사 때는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우겼으나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실패를 인정했다. 외국 기자들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로켓 발사 실패로 김정은의 체면은 크게 손상됐다.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김정은이 군사 도발이나 3차 핵실험을 한다면 북한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을 그냥 두지 않을 태도다. 미국은 식량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고, 유엔 안보리*도 즉각 제재 논의를 시작했다.
김정은은 로켓 발사 실패를 통해 강성대국의 헛된 꿈에서 깨어나 주민들을 먹여 살릴 고민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아일보 4월 14일자 사설]
▶ 정리=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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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 UP
강성대국: 김정일 시대 북한의 모토. 경제적으로 부자나라를 만들고 군사적으로도 강국을 건설한다는 의미
안보리: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대한 제1차적 책임을 지는 유엔의 주요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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