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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평아리 도살 막는 기술, 원리는?​ 수평아리야, 아프지 마
  • 손희정 기자
  • 2021-06-16 14: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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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태어난 병아리. 국립축산과학원 제공

70억 마리.

전 세계 닭 농장에서 매년 도살(짐승을 죽임)되는 수평아리(병아리의 수컷) 수다.

매년 반복되는 수평아리 도살을 막기 위해 독일이 나섰다. 독일 연방하원이 수평아리 대량 도살을 내년부터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최근 통과시킨 것. 세계 최초로 통과된 ‘병아리 도살 금지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알을 낳을 수 없고 살도 많이 찌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수평아리는 오래 전부터 대량으로 도살돼왔다.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들이 암컷일 경우 닭으로 길러내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수평아리들은 도살했던 것.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적 이익보다 동물보호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병아리가 부화(알 속에서 새끼가 껍데기를 깨고 밖으로 나옴)하기 전 병아리의 성별을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부화 전 달걀을 확인해 알 안에 있는 병아리가 암컷일 경우에만 부화하도록 하는 것.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병아리 성별 감별 기술은 무엇이고, 어떤 원리인지 알아보자.

달걀 속 한 방울


달걀의 배아발생 과정을 5일 단위로 보여주는 그림. 수의학 국제학술지 제공


기계가 달걀에서 요막액을 채취해 암수를 구별하고 있다. 셀레그트 홈페이지 캡처​



레스페그트’(Respeggt·존경받는 달걀) 스탬프가 찍힌 달걀. NDR 홈페이지 캡처​


살아있는 병아리를 도살하지 않으려면 부화하기 전 병아리가 ‘통증’을 느낄 만큼 성장하기 전에 성별을 구별해 암컷만 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 연구진은 달걀이 부화하기 전 성별을 알아내는 방법을 연구했다. 어미 닭이 달걀을 품은 지 약 21일 후면 병아리가 부화하는데, 그동안 달걀 안에서는 병아리의 소화기관, 팔, 다리 등이 생성된다. 연구진은 부화 과정 중에 성별을 결정짓는 성호르몬의 변화가 언제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닭이 달걀을 품은 지 8, 9일차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론설페이트’의 농도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여성호르몬이 닿으면 색이 변하는 시약을 개발했다.

9일 된 달걀에 레이저로 바늘구멍보다 작은 지름 0.2㎜의 구멍을 뚫어 요막액 한 방울을 뽑아낸다. 요막액은 배아를 둘러싸고 있는 액체로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다. 채취한 요막액을 시약과 섞으면 암컷일 경우 색이 변하고 수컷일 경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독일 달걀 생산업체 ‘셀레그트’(Seleggt)는 이 방법을 자동화해 한 시간에 달걀 3000개의 성별을 감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선별된 암평아리(병아리의 암컷)가 낳은 달걀은 ‘레스페그트’(Respeggt·존경받는 달걀)라는 브랜드로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수평아리 달걀은 분말로 가공돼 동물사료로 쓰인다.

빛나는 달걀을 찾아라!


유전자를 조작한 수평아리 달걀에 빛을 비추면 형광색을 띤다. 사이언스 제공

유전자 편집을 이용해 달걀의 성별을 감별하는 방법도 있다. 유전자 편집은 유전체(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 안의 특정한 DNA(유전자의 본체)를 인식해 자르거나 붙이는 기술이다. 사람은 여성이 ‘XX’ 염색체, 남성은 ‘XY’ 염색체를 가지는 것처럼 닭은 암컷이 ‘ZW’, 수컷이 ‘ZZ’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수평아리 달걀은 암탉의 Z 염색체와 수탉의 Z 염색체가 결합돼 나오고, 암컷의 W 염색체와 수컷의 Z 염색체가 결합되면 암평아리 달걀이 나온다.

호주, 이스라엘 공동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암탉의 성염색체를 수정했다. 암탉의 성염색체 중 Z 염색체에 노란색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넣은 것. 암탉의 Z염색체에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넣으면 암탉이 낳은 달걀 중 수평아리 달걀 염색체에는 무조건 노란색 형광단백질이 들어가게 된다. 노란색 형광단백질이 들어간 수평아리 달걀에 빛을 비추면 형광 노란색을 띠어 수평아리 달걀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

유전자 편집된 암탉이 낳은 암평아리 달걀의 경우 유전적으로 문제없이 일반 암평아리와 똑같다. 이 기술은 간단한 탐지기 하나로 달걀의 성별을 구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이스라엘 스타트업 ‘엑시트’(eggXYt)는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어린이동아 손희정 기자 son1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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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6-18

      영화 미나리에서도 병아리의 성별을 감별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었는데, 매년 전 세계 닭 농장에서 도살되는 수평아리가 70억 마리나 된다고 하니 너무 놀랍습니다. 알을 낳을 수 없고 살도 많이 찌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수평아리를 감별하여 도살하지 말고, 부화 전 달걀에서 확인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고 하니 신기하고, 기대가 됩니다.

    • 어동1
    • 02phoenix   2021-06-16

      와 좋은거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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