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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퍼플-핑크 다이아몬드’. BBC 홈페이지 캡처​

다이아몬드의 탄소 원자 배열(왼쪽)과 흑연의 탄소 원자 배열​

파란색 다이아몬드. 스미소니언 홈페이지 캡처​

초록색 다이아몬드. 소더비 제공​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석인 ‘다이아몬드’. 최근 보라색과 분홍색이 섞인 빛의 ‘퍼플-핑크 다이아몬드’가 한 경매에서 약 330억 원에 낙찰돼 화제였다. 이 다이아몬드는 무게가 15.81캐럿(보석의 무게를 잴 때 쓰는 단위. 1캐럿은 약 200㎎)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퍼플-핑크 다이아몬드로 기록됐다. 다이아몬드는 현재뿐 아니라 과거에도 왕이나 귀족의 전유물이었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녀왔다. 변함없이 사랑받는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

탄소만으로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 널려 있는 탄소로 대부분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지?

다이아몬드는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과 친구 사이다. 흑연도 탄소로 만들어졌는데, 탄소의 원자 배열에 따라 다이아몬드 혹은 흑연이 되기 때문. 탄소는 각 탄소 원자가 4개의 다른 탄소 원자와 정사면체 형태로 결합된 구조가 반복된 물질이다. 반면 흑연은 하나의 탄소 원자가 각자 다른 3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해 육각형을 이루며 얇은 판을 형성하는 구조다. 흑연은 이렇게 만들어진 위아래 판 사이의 결합이 매우 약해서 잘 부서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탄소 배열이 바뀌어 다이아몬드가 탄생하는 걸까? 다이아몬드는 최소 지하 200㎞ 위치의 맨틀에서 10억년 이상의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다. 지구의 지각과 핵 사이의 부분을 가리키는 맨틀은 땅 아래 약 30㎞에서 약 2900㎞까지다. 맨틀에 있던 탄소 덩어리가 지구 내부의 높은 열(900∼1300도)과 높은 압력(3만 기압)을 받으면 원자들의 결합 구조가 다이아몬드의 구조로 변한다.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랑

이때 다이아몬드는 맨틀까지 이어진 마그마나 아래에 있던 거대한 지반이 위로 솟구칠 때 함께 지표로 슉 올라온다. 천천히 올라오면 원자 배열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형태를 잃는다. 빠르게 나온 것만이 온전한 다이아몬드로 발견된다. 물론 자연에서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온도와 압력을 가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쉽게 깨지지 않고 변하지도 않아 예로부터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1477년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막시밀리안 1세는 부르고뉴 대공(유럽 작은 나라의 군주)의 딸인 마리에게 청혼하면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 이 때부터 다이아몬드가 결혼반지로 많이 쓰이게 됐다.

무색에 가까울수록

다이아몬드는 무색에 가까울수록 더 가치 있게 평가된다. 무색일수록 빛이 잘 투과되어 찬란한 무지갯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 색깔이 있는 다이아몬드도 색깔의 희귀성, 색깔의 진한 정도, 무게 등에 따라 무색 다이아몬드만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생성 과정에서 약간의 불순물이 섞이거나 구성하는 물질의 구조가 바뀌면서 다양한 색을 띠게 된다. 노란색이나 주황색을 띠는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질 때 탄소 외에 ‘질소’가 불순물로 섞이면 생성된다. 질소 원자가 푸른색을 흡수하고 노란색을 반사하는 구조를 만들기 때문. 반면 청색 다이아몬드는 ‘붕소’가 섞이면 만들어진다.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질 때 땅 속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노출되면 초록색을 띠게 된다.

퍼플-핑크 다이아몬드와 같은 분홍색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화산 활동처럼 순간적인 강한 압력과 열에 의해 탄소 원자가 이탈하면서 다이아몬드의 원자 구조가 변해 분홍색을 띠게 됐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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