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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수로 만들어진 ‘발명품’, 실패에서 발견한 보석
  • 손희정 기자
  • 2021-05-27 13: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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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을 발명한 스펜서 실버의 생전 모습.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스펜서 실버(왼쪽)과 그의 동료 아서 프라이​

문구 용품 ‘포스트잇’을 발명한 화학자 스펜서 실버가 향년(죽은 사람의 나이) 80세로 최근 별세(세상을 떠남)했다. 포스트잇은 뒷면에 접착제가 묻어 있어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작은 메모지로 20세기의 혁신적인 발명품으로 꼽힌다.

1968년 미국의 문구업체 ‘3M’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실버는 동료 아트 프라이와 함께 항공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접착제를 만드는 임무를 맡았다. 연구는 완전 ‘실패’였다. 그들이 만든 접착제는 미술용 풀보다 접착력이 약했던 것. 하지만 붙였다 떼어도 잔여물이 남지 않는다는 특성을 보였다. 이 접착제를 활용할 방법을 궁리하다 포스트잇이 탄생했다.

포스트잇처럼 예상치 못한 실수에서 만들어진 어마어마한 발명품을 만나보자.​

장난도 눈여겨 본 통찰력


‘나일론’을 발명한 월리스 흄 캐러더스. 듀폰 제공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처럼 강한 ‘나일론’은 의류부터 장난감,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서 폭넓게 쓰여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의류의 혁신을 가져온 어마어마한 발명품 ‘나일론’ 또한 실수에서 만들어졌다.

나일론을 발명한 월리스 흄 캐러더스는 1930년 미국의 화학회사 듀폰에서 천연고무를 대체할 물질을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연구 팀원인 줄리언 힐이 실험에 실패한 ‘폴리에스테르’를 씻고 있었는데, 물에 잘 씻기지 않자 녹여 없애기 위해 비커에 불을 쬐었다. 그러자 폴리에스테르가 녹기는커녕 계속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연구원들은 어디까지 늘어나는지 궁금해져 유리막대기에 폴리에스테르를 꼽고 실처럼 뽑아내며 넓은 방 안을 돌아다녔다. 거미줄만큼 가늘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폴리에스테르를 본 캐러더스는 자신의 실험실에 방치해 둔 ‘폴리아마이드’에도 이런 성질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캐러더스 연구팀은 1935년 ‘나일론’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1939년 뉴욕박람회장에서 여성용 스타킹을 선보였다. 여성용 스타킹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백화점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수십만 개가 금세 동이 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단단하고 질긴 성질을 갖춘 나일론은 의류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낙하산과 타이어, 밧줄, 텐트 등 군수품(군대 유지와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품)으로도 활용됐다.

우연을 잡은 호기심!


‘전자레인지’를 발명한 퍼스 스펜서. 월드킹스 홈페이지 캡처


1945년 개발된 전자레인지 광고​

“위잉∼띠, 띠, 띠, 땡!” 이 소리와 함께 불빛을 내며 빙빙 돌아가는 가전제품은?

바로 ‘전자레인지’다. 모든 가정에 하나씩 있을 정도로 생활필수품이 된 전자레인지도 의도치 않게 발명됐다. 1945년 미국 군수기업 ‘레이시온’에서 일하던 퍼스 스펜서는 적의 비행기를 찾아내는 레이더를 만들기 위해 마그네트론 실험을 하고 있었다. 마그네트론은 마이크로파 신호를 만드는 진공관으로 당시 레이더에 필수적인 장치였다.

마그네트론이 작동 중이던 실험실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주머니 속 초콜릿 바를 꺼낸 스펜서는 녹아있는 초콜릿을 보며 의문이 생겼다. 실험실 안은 초콜릿이 녹을 정도로 온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 우연한 사건에 호기심을 느낀 스펜서는 녹은 초콜릿 바와 마이크로파와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 대상은 옥수수 알맹이였다. 옥수수 알맹이를 마그네트론 옆에 놓아두자 알맹이가 터지며 팝콘으로 튀겨졌다. 다음날 껍질을 까지 않은 날계란을 마그네트론 옆에 두자 계란이 터졌다. 여러 번의 실험 끝에 마그네트론에서 발생하는 마이크로파가 물체에 있는 수분을 진동시켜 가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험을 통해 스펜서는 음식을 조리하는데도 마이크로파가 쓰일 수 있다고 추측해 1947년 첫 번째 전자레인지인 ‘레이더 레인지’를 만들었다. 이 전자레인지는 높이가 무려 167㎝, 무게는 340㎏에 달해 지금의 전자레인지와는 다른 거대한 장치였다. 이 전자레인지의 가격은 당시 무려 5000달러(현재 가치로 따지면 약 5500만원)로 주로 레스토랑이나 항공사 등에서 사용했다.

▶어린이동아 손희정 기자 son1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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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5-30

      흥미있는 기사 감사합니다. 포스트잇, 나이론, 전자렌지... 원래 목적하고 다른 결과를 얻었지만, 또 다른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매우 재미있네요. 계속된 과학의 발전을 통해 우리 생활이 더욱 편리하고,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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