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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샤오펀훙
  • 손희정 기자
  • 2021-03-30 15: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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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동아일보 3월 27일 자 김선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나이키 운동화가 불타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나이키, H&M 등 유명 브랜드가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에 우려를 표하자 일부 중국인은 이 같은 영상을 올리며 불매운동을 벌였다. 트위터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탈빈곤 총결 표창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뉴시스​

[1]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와 퍼지고 있는 15초짜리 영상에서는 미국 나이키 운동화들이 불타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소셜미디어에 나이키 등을 ‘블랙리스트(위험한 인물이나 사물을 적은 목록)’로 선정해 올린 게 불씨였다. 여기서 블랙리스트는 중국 신장의 강제노동에 반대해 신장에서 생산하는 면화를 쓰지 않는 외국 기업이다. 그러자 중국의 샤오펀훙이 봉기(떼 지어 세차게 일어남)했다. 이들이 주도한 불매(상품 등을 사지 않음) 운동은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 샤오펀훙은 맹목적(주관이나 원칙이 없이 행동하는 것) *애국주의를 분출(터져 나옴)하는 공격적 성향의 중국 청년 인터넷 부대다. ‘작은 분홍색’이란 뜻으로, 2003년 극단적 애국주의에 심취(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김)한 젊은이들이 주축(전체 가운데서 중심이 돼 영향을 미치는 존재나 세력)이 된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가 분홍색이었던 것에서 명칭이 유래했다. 20, 30대 고학력 남성이 주축으로, 아이돌을 숭배(우러러 공경함)하듯 국가를 사랑해 ‘팬덤(유명인이나 특정 분야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 또는 그 무리) 민족주의자(민족의 소속감과 애착심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로도 불린다.

[3] 머릿속에 물을 붓듯 세뇌시키는 관수법(물을 대는 방법)이라는 게 있다. 마르크스주의(정치학자 마르크스가 전개한 사상)의 중요한 원리로 중국 관수이론의 창시자(어떤 사상이나 학설을 처음으로 시작하거나 내세운 사람)는 *마오쩌둥 초대(차례로 이어나가는 자리나 지위에서 첫 번째) 국가주석이다. 중화민족이 세계 중심에 선다는 중국몽(夢ㆍ꿈 몽)을 가진 시진핑 주석은 이 관수법을 계승(업적 등을 물려받아 이어 나감)해 샤오펀훙을 교육시켰다. 문자, 언어, 이미지 관수가 다 사용됐다. ‘21세기 시진핑 키즈’인 샤오펀훙에게는 든든한 배경이 있다. “너희를 믿는다”며 독려하는 중국 정부다.

[4] 샤오펀훙의 주된 전술은 해외 웹사이트 공격이다. 출정(싸움터에 나감)을 위한 의식과 규율, 해외 방화벽 뚫는 법 등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애국주의라는 사상적 무기와 이모티콘이라는 공격 무기를 겸비(두 가지 이상을 아울러 갖춤)하고 인터넷 게시판을 의미 없는 내용으로 도배해 마비시키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대 공격 대상이 한국이다. 첫 해외 출정이었던 동방신기 홈페이지 공격을 시작으로 최근엔 방탄소년단 등 한류 스타들에 대해서 비난을 퍼붓는다.

[5] 26일 SBS는 노골적으로 중국풍 소품을 사용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방영 2회 만에 폐지했다. 폐지 전, 샤오펀훙은 “당시 한국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물 만난 고기처럼 장면들을 인터넷에 퍼 날랐다. 중국은 20년 전부터 한국 고대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최근엔 한복도, 김치도 자기네 문화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요즘 부쩍 공산당 역사학습을 강조한다. 내부 결속의 의도겠지만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샤오펀훙의 타국 증오를 중국 당국은 방관(어떤 일에 나서지 않고 옆에서 보기만 함)하고 있다. 샤오펀훙에서 세계 평화를 위협할 ‘미래의 홍위병(중국 문화 혁명 때 운동에 앞장선 학생 조직)’이 연상된다.




▶어린이동아 손희정 기자 son1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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