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4인조 그룹 브레이브걸스.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늘의 키워드] 역주행​

​원래는 같은 찻길에서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을 일컫는 단어다. 노래 용어로는 활동이 종료되는 등의 이유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곡이 재조명되어 음악 관련 차트나 음악방송에서 순위가 다시 오르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노래가 역주행 되는 이유는 노래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화제를 모으거나 다른 가수가 리메이크 하는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 4인조 여자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4년 전 발표한 곡이 역주행으로 가요계 정상에 오르면서 ‘희망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SBS 음악 방송 ‘인기가요’ 노래 순위에서 브레이브걸스의 노래 ‘롤린’이 쟁쟁한 후보인 그룹 샤이니와 솔로 가수 로제의 노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롤린은 브레이브걸스가 2017년 3월 발표한 신나는 리듬의 노래. 발매 당시 주목을 받지 못하던 롤린은 이번 1위로 음악방송에서 총 6관왕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더불어 브레이브걸스도 각종 예능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열렬한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역주행의 시작은 한 유튜브 영상이었다. 지난달 유투버 ‘비디터’가 브레이브걸스가 군대 위문 공연에서 롤린을 부르는 영상과 함께 영상을 본 사람들이 남긴 댓글을 교차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엔 최선을 다해 공연을 펼치는 멤버들과 ‘떼창(떼를 지어 노래를 부름)’을 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담겨 유명세를 탔다. 현재 조회 수 129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성공이 있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던 이들의 뒷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무명 시절 무대가 간절했던 브레이브걸스는 자신들을 불러주는 군부대에서 공연을 많이 해 ‘군통령’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1주일에 두세 번씩 찾았으며 땅 끝 마을, 거제도 등 차로 5, 6시간씩 이동했다. 배로 왕복 12시간 걸리는 백령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발매하는 노래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마음으로 춤, 노래 연습을 꾸준히 했다. 덕분에 무대마다 독보적인 가창력과 즐겁게 춤을 추며 무대에 임하는 모습이 재조명되면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브레이브걸스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브레이브걸스는 2011년 4월 데뷔했지만 10년 동안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하자 올해 팀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팀 숙소에서 짐을 뺀 멤버도 있고 각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거나 의류 사업, 한국사 시험 등을 준비하며 다른 직업을 찾으려 하기도 했어요.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엄마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은 멤버도 있었지요.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롤린이 주목을 받으면서 매 무대 최선을 다하고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또 다른 공연 영상들이 입소문을 탔고, 군부대 위문 공연 당시 군 장병들이 쓴 이들에 대한 미담까지 더해지며 브레이브걸스는 최고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꾸준히 다져온 실력까지 빛을 보고 있지요.

이들은 한 인터뷰에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버티길 잘했다”면서 “(역주행이 갑자기 시작됐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항상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대중에게 “(저희들처럼) 언젠가는 다들 인정받는 날이 올 테니 너무 겁먹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고도 했어요.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은 우리에게 힘을 주고 있습니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당장은 빛이 나지 않아도 언젠간 길이 열린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 때문에 더욱 응원이 쏟아지는 것이지요.​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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