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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중국발 황사’ 특보
  • 김재성 기자
  • 2021-03-21 1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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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가 유입된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들이 기상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수원=뉴시스


[1] ‘인터스텔라’나 ‘블레이드 러너’ 같은 미래 영화에선 잿빛 하늘에 산성비(대기오염물질이 대기 중의 수증기와 만나 황산이나 질산으로 변해 비에 흡수된 것)가 내린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니 온 세상이 뿌옇게 되고, 미세먼지는 강산성 오염물질이어서 산성비가 내리는 것이다. 중국발 최악의 *황사가 덮친 요즘 한국은 미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2] 황사는 중국 사막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이고,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자동차 배출가스처럼 사람의 활동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다. 하지만 황사도 아주 작은 입자라는 점에서는 미세먼지다. 기상청이 ‘황사특보’를 내리는 기준도 미세먼지 농도다. 16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황사특보는 ‘황사경보’에는 못 미치는 ‘미세먼지 주의보’다.


[3] ‘중국산’ 미세먼지는 강철보다 단단하다. 중국 시안자오퉁(西安交通)대 연구팀에 따르면 중국 미세먼지의 70%는 산업용 기계에 마모(마찰 부분이 닳아서 없어짐)를 일으킬 정도의 강도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 반도체 같은 정밀기계의 불량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그런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면 폐포(기도의 맨 끝에 있는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공기주머니)가 남아나질 않는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할 때마다 암 발생 확률이 12%, 기형아(신체의 발육이나 기능에 장애가 있어 정상과는 다른 모습의 아이) 낳을 확률은 16% 높아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폐 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게 해 코로나 감염률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왔다.


[4]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그린피스, 2019년). 국내 연구팀은 2018년 중국 설 연휴에 한반도를 뒤덮은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터뜨린 설맞이 폭죽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반도 미세먼지의 주범(좋지 않은 결과를 만든 주된 원인)이 중국임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발뺌하던 중국은 2019년 한국 초미세먼지 중 32%는 중국산임을 인정했다. 최근 기상청이 황사특보를 내리며 “중국발 황사”라고 발표한 데 대해선 “몽골발 황사”라며 발끈했다.


[5]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낮추어 줄임) 노력에도 한국의 상황은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베이징 공기를 맑게 한다는 명분(일을 꾀할 때 내세우는 구실이나 이유)으로 베이징 공장을 동쪽으로 옮기고 있다. 중국은 석탄화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발전소의 절반은 동부 지역에 있다. 바람은 동쪽으로 부니 우리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황사의 ㉠발원지가 몽골이든 중국이든 중국 내 대기오염 시설을 거쳐 불어오면 우리로선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경유차 타지 않고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 없이는 국회가 ‘사회 재난’으로 규정한 미세먼지를 피해 살아갈 방법은 없다.


동아일보 3월 18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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