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영국 왕실의 존재 이유...해리 왕자-메건 마클 왕자비 인터뷰 논란
  • 이채린 기자
  • 2021-03-16 16:52:55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영국 왕실의 존재 이유...영국인의 정체성


왼쪽부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메건 마클 왕자비, 해리 윈저 왕자, 윌리엄 윈저 왕세손,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AP뉴시스 자료사진​



영국 버킹엄 궁전. 런던=AP뉴시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AP뉴시스 자료사진​


웨스트민스터 사원. 런던=AP뉴시스​


영국 해리 윈저 왕자 부부가 최근 미국의 한 방송에서 영국 왕실로부터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인터뷰를 해 왕실의 전근대적인 면모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영국 왕실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불이 붙고 있다.

지금껏 영국 왕실은 비슷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폐지론에 부딪혔다. 영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왕실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에 따라 상징적으로만 존재하지만, ‘만인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국가에 왕은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영국의 현실 정치는 선거로 뽑힌 의회에서 총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영국 국민은 왕실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 해리 왕자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국제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영국인 46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여왕과 왕실에 더 공감한다’라는 응답자가 36%로 ‘해리 왕자 부부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자(22%)보다 많았다. 의회 민주주의를 맨 처음 만든 나라인 영국. 이곳에 여전히 영국 왕실이 지지를 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장 큰 이유는 영국 왕실이 영국적 전통과 가치를 대변함으로써 왕실을 곧 영국인의 정체성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이다. 영국 왕실은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웨섹스 왕조’부터 계보(혈연관계 등이 연속적으로 계승되어 오는 것)를 잇고 또 이어 지금에 이르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왕위에 올라 69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왕실의 역사는 국민에게 오래된 역사를 가진 나라에 산다는 자긍심을 준다.

이를 알 듯 영국 왕실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10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영국 런던에 있는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만 결혼식, 대관식, 장례식 등 행사를 열고 있다. 왕실의 크고 작은 행사에 아직도 마차를 사용하고 있으며 왕실 마구간과 100여 대의 마차를 보유하고 있다. 또 중세 시대처럼 영국 왕실의 이름으로 훌륭한 업적을 세운 인물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한다.

특히 영국 왕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며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권위를 인정받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물론 왕실 남성 모두가 군 복무를 했으며, 대부분 최전선(적과 맞서는 맨 앞)에 자원해 전투에 참가했다. 특히 해리 왕자는 10여 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다.​

영국연방의 중심

게다가 영국 왕실은 영국연방의 구심점이다. 영국연방이란 영국 본국과 과거에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50여 개국으로 이뤄진 연합체. 여기에 속한 국가들은 영국으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았지만 떳떳하게 독립을 하면서 협력관계로 발전해 이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이 중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15개국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국가원수로 인정한다. 이 때문에 영국 왕실이 사라지면 영국연방의 결속도 약해져 영국이 세계에서 힘을 크게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왕실이 벌어들이는 돈도 무시하기 힘들다. 왕실과 관련된 관광, 부동산, 상품 판매 등으로 한 해 5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거리도 영국 왕실의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이다.

하지만 영국의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세계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추세 속에 이번 사건처럼 왕실의 시대착오적인 모습이 계속 드러난다면 왕실의 권위는 더욱 떨어져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왕실에 쏟아 붓는 돈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