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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1월 문예상 장원] 즐거운 김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21-01-25 15: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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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윤(충북 충주시 국원초 6)



“우리 집 와서 김장하고 가라. 보쌈도 먹으러 오렴.”

최근 할머니께서 전화로 김장을 하러 오라고 하셨다. 김장하는 것이 설레서 아침도 안 먹고 할머니 댁에 갔다. 집에 들어가니 김장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셨다. 현관에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절임 배추도 눈에 띄었다. 대충 100포기 정도 돼보였다. 일손을 덜어드리기 위해 편한 바지로 후딱 갈아입고 나갔다. 

허리가 안 좋은 할머니를 대신해 바구니에 가득 찬 절임 배추를 들어 날랐다. 배추를 다 나르고 빨간 양념을 묻히기 시작했다. 엄마, 할머니 그리고 내가 셋이서 김장을 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우리 손녀, 김장도 야무지게 잘하네.” “예쁘게 잘했네. 양념 조절도 적당하고.” 가족들의 칭찬이 이어지니 속도가 빨라졌다. 김장한 배추를 차곡차곡 우리 가족이 가져온 통에 채웠다. 김장하던 도중 배가 고파 배춧잎 한 장을 뜯어 먹었다. 내가 맛봤던 김치 중 최고였다. 

3시간 넘게 쉬지 않고 일하니 그 많던 배추가 다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다. 내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옷은 빨간 양념에 범벅이 됐고 얼굴에도 양념이 다 튀었다. 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다. 김장을 한 번 하고 나니 식당이나 급식소에서 김치를 남기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보쌈 먹자. 고기가 다 삶아졌구나.” 할머니께서 푸짐한 한 상을 차려주셨다. 흰 쌀밥에 매끈한 고기와 싱싱한 채소, 그리고 내가 직접 담근 김치를 먹으니 피로가 싹 풀렸다. 다음 김장때도 할머니를 도와드려야겠다. 온 식구가 힘을 합해 김장을 하고 나니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 


▶심사평

머릿속에 어떤 풍경이 그려지도록 글을 쓰는 일이란 쉽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글로 써서 설명하는 것보다 그것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쉽지요. 그래서 재밌고 좋은 글을 쓰는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 문예상 1월에 응모된 작품은 읽으면 머릿속에 재미난 풍경이 그려지는 글들이 많았어요. 그 중에서도 우수한 작품들이 장원으로 뽑혔지요.

으뜸상으로 뽑힌 ‘즐거운 김장’. 저마다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모여 앉아 하하 웃으며 행복해하는 가족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특히 과정을 매우 상세히 써 더욱 좋은 글이 되었어요. 그 중에서도 ‘그 많던 배추가 다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다’는 표현은 색감을 강조해 글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어요.

버금상으로 선정된 ‘거인’. 거인이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로등, 달, 별에 닿을만큼 매우 큰 몸집을 갖고 있겠지요? 달을 보름달 빵으로, 가로등을 막대 형태의 과자로, 별을 사탕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맛있는 간식으로 사물들을 표현한 점이 매우 재밌었습니다.

또 다른 버금상인 ‘난 너무 몰랐지’는 평소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집에 콕 박혀 이 겨울을 나게 된 많은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느라 겨울 냄새가 얼마나 상쾌했는지를 잊어버린 어린이들이 많이 공감했을 것 같아요.

버금상 작품 ‘난 너무 몰랐지’에서 묘사된 것처럼 벌써 한 학년이 끝나고 새 학년을 맞이하는 순간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에 자주 가지 못했던 터라 지난해는 어린이들에게 유독 긴긴 한 해 였을 것 같아요. 새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보아요. 어린이 독자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새해에도 문예상에 좋은 작품을 많이 보내주세요^^. 

▶어린이동아 취재팀​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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