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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쏙 시사쑥] 훔친 유물 반납 사례 잇따라… “용서를 구합니다”
  • 최유란 기자
  • 2020-11-30 1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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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키워드] 유물
선대의 인류가 후대에 남긴 물건으로, 유적에 비해 작아 위치를 옮길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


최근 국립로마박물관에 도착한 소포. 미국의 한 여성이 2017년 로마에서 가져간 대리석 조각이 담겨 있다. 국립로마박물관 제공


최근 이탈리아에서 도난당한 유물이 잇따라 반환돼 눈길을 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국립로마박물관엔 미국에서 온 소포 하나가 도착했다. ‘제스’라는 이름의 미국 여성이 보낸 이 소포엔 ‘샘에게, 사랑하는 제스, 2017년 로마에서’라는 메시지가 영어로 새겨진 고대 대리석 조각이 담겨 있었다.

이 대리석 조각의 정체는 로마 유적지에 있었던 유물로 이 여성이 2017년 로마에 방문했을 때 가져간 것이었다. 이 여성은 소포에 동봉한 편지에서 “난 이것을 훔쳤고 글씨까지 썼다. 지우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소용없었다”며 “바보 같은 행동이었고 어른이 된 지금은 얼마나 경솔한 행동이었는지 깨달았다”고 용서를 구했다.


대리석 조각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포로 로마노. 위키피디아 제공


박물관 관계자들은 이 대리석 조각이 기원전 500년 고대 로마의 정치, 경제 중심지였던 ‘포로 로마노(로마 공회장)’에 있었던 유물일 것으로 추정했다. 스테판 베르거 국립로마박물관장은 이탈리아 매체 일 메사제로에 “3년 전 로마에 방문한 여성이 남자친구 선물로 가져간 것 같다”며 “젊은 여성으로 추정되는데, 당시 그가 어렸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를 수 있었다는 걸 이해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캐나다의 한 여성이 폼페이로 돌려보낸 모자이크 타일과 도자기 조각 등의 유물들. 이 여성이 2005년 폼페이 유적에서 가져간 것이다. CNN 홈페이지 캡처


앞서 지난달에도 ‘니콜’이라는 캐나다 여성이 15년 전 훔친 폼페이 유물을 이탈리아로 돌려보낸 일이 있었다.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이 여성은 2005년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을 찾았을 때 가져간 모자이크 타일과 도자기 조각 등을 지난달 폼페이 유적을 관리하는 폼페이고고학공원 측으로 보냈다.

폼페이는 서기 79년 거대한 화산 폭발로 소멸한 고대 도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곳. 이 여성은 함께 보낸 편지를 통해 “역사의 조각을 갖고 싶어 가져온 이 유물이 지난 15년 동안 내게 불행을 안겨줬다”며 “이제 36세인데 유방암에 두 번이나 걸렸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그곳에서 고통받은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유물을 몰래 가져온 잘못으로 교훈을 얻었다”며 “이 저주가 우리 가족에게 이어지길 원치 않는다. 신의 용서를 바란다”고 사죄했다.


폼페이 유적. 위키피디아 제공


▶“사실 이 대리석 조각은 거의 가치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조각을 훔친 여성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3년 만에 돌아온 유물을 받아든 스테판 베르거 국립로마박물관장이 한 말입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뒤 유물이 손상되지 않게 꼼꼼히 포장하고 사죄의 편지를 정성스레 적어 보낸 미국 여성의 행위를 높게 평가했지요. 왜일까요?

매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유물이 도난당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지인 폼페이 유적의 경우 유물을 훔쳐간 뒤 반환한 사람들만 해도 적지 않아 이들이 돌려보낸 유물과 편지를 따로 전시할 정도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남아있는 유물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라진 유물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베르거 관장은 최근 로마의 유물을 반환한 미국 여성의 행위가 앞서 지난달 폼페이 유물을 돌려보낸 캐나다 여성의 행위가 알려지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많은 유물이 제자리로 돌아와 인류의 유산으로 오래도록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한 뼘 더] 우리나라의 도난 문화재는 얼마나?
유물이 도난당하는 일은 외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선대의 인류가 남긴 유적과 유물 중에서도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인정되는 것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는데,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도난당한 우리나라 문화재는 1만 2749건에 달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도로 찾은 문화재는 1972건에 그쳤습니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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