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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인종차별, ‘웰컴’ 다양성!… 디즈니, 시대착오적 작품에 경고
  • 장진희 기자
  • 2020-10-21 12: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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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차별 반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수용 중


디즈니플러스에서 제공하는 ‘피터팬’에 시대착오적인 묘사가 포함됐다고 경고한 소개글이 나와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홈페이지 캡처


디즈니가 인종차별적 묘사를 포함한 고전 작품에 경고 문구를 붙이기 시작했다. 디즈니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방영하는 고전 애니메이션 ‘피터팬(1953)’ ‘덤보(1941)’ ‘아리스토캣(1970)’ 같은 작품에 인종차별적 표현을 담고 있어 관람 시 유해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고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디즈니는 “이 작품들에 사람이나 문화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며 “이 같은 고정관념은 당시나 지금이나 잘못됐다. 인종차별적 콘텐츠를 삭제하기보다 해로운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한 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경고문에서 밝혔다.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강한 힘으로 억누름)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이어지면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받아들여 디즈니가 과오(잘못이나 허물)를 반성하며 낡은 시대와 작별을 고하고 있다. 인종차별 비판에 대처하는 디즈니의 행보에 대해 알아보자.


‘덤보’의 소개글에도 시대에 뒤떨어진 표현이 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시대착오적 장면에 ‘경고’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그린 ‘피터팬’에서 주인공 피터팬과 웬디, 동생들은 네버랜드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만난다. 디즈니는 피터팬에서 원주민을 ‘레드 스킨(red skin·붉은 피부)’이라 칭하며 비하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주민이 추는 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원주민 문화를 조롱했다고 덧붙였다.

새끼 코끼리가 커다란 귀를 펄럭거리며 하늘을 날아 그리운 엄마를 찾아가는 영화 ‘덤보’에는 어떤 인종차별적 장면이 있을까. 이 작품에서 주인공 덤보를 돕는 까마귀의 이름은 ‘짐 크로’다. 짐 크로는 180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코미디 쇼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이기도하다. 이 쇼에서는 얼굴을 까맣게 칠한 백인이 가난하고 초라한 흑인을 과장되게 연기했다. 이후 짐 크로는 흑인을 일컫는 말이 됐고 미국에서 1876∼1965년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의 구역을 분리하는 ‘짐 크로법’이 시행되기도 했다. 현재 짐 크로는 미국에서 흑인을 모욕하는 표현으로 여겨져 사용이 금기시된다.

‘말하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영화 ‘아리스토캣’에는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태국 왕실에서 키우는 종인 ‘샴고양이’가 치켜 올라간 눈꼬리와 뻐드렁니를 가진 것으로 과장되게 묘사돼 아시아 출신에 대한 선입견을 심었다는 지적이다. 태국에서 온 것으로 묘사되는 샴고양이가 에그푸용, 포춘쿠키 같은 중국 음식에 대해 노래하는데 이는 아시아 나라의 다채로운 문화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것이다. 고양이는 젓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디즈니월드에 있는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사진)’이 교체될 예정이다. 디즈니월드 홈페이지 캡처

흑인 노예제 옹호 영화는 ‘퇴출’

디즈니는 흑인 노예제도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뮤지컬 영화 ‘남부의 노래(1946)’를 아예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하지 않겠다고 지난 3월 밝혔다. 19세기 남북전쟁(흑인 노예제 폐지를 두고 미국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벌인 전쟁) 당시 미국 남부 조지아 주의 한 농장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백인과 흑인의 우정을 다뤘다. 영화 중 목화밭에서 흑인 노예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장면은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흑인 노예들은 강도 높은 노역(힘들게 일함)에 시달리거나 학대당하는 등 인간적 대우를 받지 못했다.

디즈니 세계관을 현실에 옮긴 놀이동산인 ‘디즈니월드’에 설치된 놀이기구도 교체 중이다. 남부의 노래를 배경으로 한 인기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은 흑인 공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주와 개구리(2009)’ 테마로 꾸며진다. 디즈니는 “새롭게 설치될 놀이기구의 주제는 포용과 다양성이 될 것”이라고 지난 6월 밝혔다.


흑인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가 트위터에 흑인 인어공주 사진과 함께 ‘꿈이 이뤄졌다’는 소감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흑인 인어공주, 기대하세요!

디즈니의 ‘파격 캐스팅’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코로나19로 개봉이 내년으로 미뤄진 ‘인어공주’ 실사판 영화의 주인공 아리엘 역은 흑인 배우가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개봉한 디즈니의 인어공주 속 아리엘은 흰 피부에 빨간색 머리를 지닌 백인이다. 디즈니는 주로 백인 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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