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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세기 인도여행기 ‘왕오천축국전’ 조국에 왔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0-12-17 04: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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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특별전 ‘실크로드와 둔황…’

8세기 인도여행기 ‘왕오천축국전’ 조국에 왔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18일부터 전시

 

1908년 2월 25일 프랑스의 동양학자 폴 펠리오는 중국 둔황(敦煌) 막고굴(석굴)에 도착했다.
막고굴에서 귀중한 고문서가 발견됐다는 얘기를 들은 그는 도착한 다음 날 조사를 시작했다.
먼저 왕원록 도사를 만났다. 왕 도사는 막고굴 16굴을 청소하던 중 우연히 17굴 석실을 발견한 뒤 관리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바로 이 17굴이 고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
러시아 영국 탐험가가 와도 17굴에는 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하게 한 왕 도사는 펠리오의 유창한 중국어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3월 3일 17굴에 처음 들어간 펠리오는 10시간 동안 촛불을 켜놓고 쭈그려 앉아 고문서를 들여다봤다. 어느 날 책 이름도 저자 이름도 떨어져 없어진 한 권의 두루마리로 된 필사본을 발견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소문으로만 듣던 혜초의 여행기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틀림없었다. 펠리오는 왕 도사를 설득해 중요 문서 6000여 점과 ‘왕오천축국전’을 500냥이라는 헐값에 샀고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 보냈다.
‘왕오천축국전’이 14일 1283년 만에 조국 땅을 밟았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8일부터 열리는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특별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에 나온다. 세계 첫 공개 전시다.

 

○원본 간추린 ‘절략본’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왼쪽)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 직원이 15일 ‘왕오천축국전’을 전시관으로 옮기기 전 ‘상태 점검’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막고굴에서 발견된 ‘왕오천축국전’은 원래 책을 간추린 절략본이다.
발견 당시 앞 뒤 부분이 없었던 이 절략본은 총 227행(한 행은 17∼36자)에 5893자로 세로 28.5cm, 가로 42cm 크기의 종이 아홉 장을 붙여 만들었다.
혜초가 직접 썼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혜초의 원본을 보고 누군가가 간추려 옮겼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오영선 학예연구사는 “어느 쪽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필사했을 경우 그 연대는 10세기 이전이라고 보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라고 말했다.

 

○승려이자 탐험가


혜초는 704년경 신라 수도인 경주에서 태어났다. 15세에 중국으로 건너갔고 4년 뒤 인도로 떠났다. 불교 8대 성지를 순례한 뒤 페르시아와 아랍을 지나 중앙아시아를 거쳐 파미르 고원을 넘었고 727년 당나라 수도인 장안에 도착했다. 4년간 2만 km를 여행했다.
중국 일본 등 이웃나라를 제외하고 낯선 세계를 다녀와서 기록을 남긴 사람은 우리 역사에서 그가 처음이다.
‘왕오천축국전’에는 그의 여정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왕오천축국전’은 다섯 천축국(인도의 옛 이름)을 돌아보고 쓴 글이라는 뜻. 혜초는 여행하면서 본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기후 등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혜초의 여행 과정’ 전시


내년 4월 3일까지 열리는 ‘실크로드와 둔황’전에서는 왕오천축국전을 비롯해 중국 신장 간쑤 닝허 성 등의 10여 개 박물관이 갖고 있는 실크로드 관련 유물 200여 점을 전시한다.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문명 교역로로 ‘비단길’이란 뜻이다. 또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곳인 ‘17굴’ 모형을 통째로 가져와 전시한다. 혜초의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혜초의 여행 과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어른 1만 원, 초등생 8000원. 문의: 02-1666-4252.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1283년 만에 한국 나들이를 한 혜초의 여행기 ‘왕오천축국전’.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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