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뇨시데’ 소뇨시데!”
9인조 걸그룹 소녀시대가 19일 3집 미니앨범 ‘훗’의 음원 일부와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자 한국은 물론 일본의 반응도 뜨거웠다.
9월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하자 일본 언론은 “충격적인 상륙”이라고 표현했다. 소녀시대의 8월 일본 공연에는 2만2000명이 몰렸고, 언론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한국의 한 TV 시사 교양프로그램은 최근 ‘일본에서 열풍인 한국 걸그룹의 위상’을 집중 보도했다. 일본을 강타한 한국 걸그룹의 힘은 뭘까.

 

●한류열풍을 일으킨 한국 걸그룹 빅3

한류열풍의 중심에 선 걸그룹은 단연 소녀시대.
콘서트장 앞에선 핫팬츠 등 소녀시대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모방한 소녀들이 “소뇨시데(소녀시대의 일본식 발음)”를 부르며 열광한다.
소녀시대의 한 멤버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굵은 목소리의 남자 팬들이 열광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일본에선 우리와 똑같이 옷을 입은 소녀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소녀시대는 한국에서 3집 미니앨범 ‘훗’으로 일본에선 ‘지(Gee)’의 일본어 버전 두 번째 싱글 앨범으로 동시 공략한다.
일본 진출의 시동을 건 그룹은 카라와 포미닛이었다. 5인조 카라는 8월 일본어판 싱글 ‘미스터’로 데뷔한 첫 주에 일본의 대표적 음악랭킹 오리콘차트에서 5위에 올랐다. 역대 아시아 여성그룹 최고 성적. 5인조 포미닛도 도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싱글 ‘Muzik’ 일본어판을 내고 인기몰이 중이다.

 

●미모만? “실력도 겸비”

한국에서 걸그룹은 대부분 ‘미모’로만 평가된다.
하지만 일본팬들은 이들의 가창력 댄스실력에 감탄하고 있다. 일부 멤버이긴 하지만 솔로 못지않은 노래 실력과 여러 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춤에 놀라움을 나타낸다.
‘삼촌 이모 세대’가 일본 솔로 가수들에게 열광했던 것처럼 이젠 일본인들이 한국 가수를 찾고 있다.
한국에서 걸그룹의 인기 원동력이 ‘삼촌팬’이라면 일본에선 10∼20대 젊은 여성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소녀들에겐 그들은 닮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다.
한국 걸그룹의 경쟁력이 새롭게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걸그룹의 일본 진출을 ‘3세대 한류 붐’이라고 진단한다.
한류 붐의 1세대는 2000년 대 초 ‘겨울연가’ 등의 한류 드라마. 2세대는 동방신기 등 남성그룹. 이들의 주요 팬은 중년 여성이었다.

 

●“혹독한 연습생 시절 결과”

걸그룹은 하루아침에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6, 7년 연습생 시절을 거친다. 그 기간은 ‘혹독한 스케줄’로 유명하다. 노래 춤 연기 트레이닝은 물론 일본 중국 미국 진출을 대비해 외국어 교육도 받는다. ‘프로’처럼 훈련시키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대형 기획사들은 이들 그룹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다듬어진 뒤에야 무대에 올린다. 실전 무대처럼 수십 수백 번의 자체 테스트도 거친다. 소비자의 높아진 눈을 만족시키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소녀시대는 “9명이 춤 출 때 손가락 모양 하나까지 똑같게 맞췄다”고 회상했다.
카라는 “연습생 시절 머리가 아플 만큼 춤을 추고 또 췄다”고 떠올린다.
전문가들은 “이런 한국의 시장 구조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원동력”이라고 분석한다. 적어도 아시아에선 한국의 걸그룹만큼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그룹이 드물다는 평가다. 그래서 이들을 ‘한국의 문화상품’으로 봐야한다는 것.
한편으론 “걸그룹의 인기몰이는 기획사의 마케팅 효과도 있다. 이 인기가 오래가려면 결국 실력을 계속 쌓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선영 기자 sylim@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