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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이상기후에 기상예보 투입된 AI “특명! 기상재해를 막아라”
  • 최유란 기자
  • 2020-08-20 1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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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을 구조하는 모습. 대전=뉴시스


무려 54일간 이어진 ‘역대급 장마’가 드디어 끝났다.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지난 6월 24일 시작돼 16일 종료된 이번 장마는 1973년 기상청이 전국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길었으며 내린 비의 양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예상보다 길게 이어진 집중호우에 5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피해도 컸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폭염이 시작되며 지난 16일 올해 첫 온열질환(폭염으로 발생하는 질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상한 날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부터 계속된 홍수로 이미 6000만 명이 넘는 수해민(장마나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지난 18일 양쯔강(창장)에 올해 다섯 번째 홍수가 발생하며 다시 비상이 걸렸다. 앞서 지난달 ‘최악의 홍수’를 겪은 일본에서는 최근 40도가 넘는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 사막 지역인 데스밸리의 기온이 107년 만에 최고치인 54.4도까지 치솟은 가운데 다른 지역 또한 40도가 넘는 기록적 폭염과 초대형 산불, 소용돌이 불기둥 현상인 ‘파이어네이도’ 등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는 모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 문제는 앞으로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지며 기상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피해도 갈수록 커질 거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기상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날씨를 미리 내다보고 발 빠르게 대응해 피해를 가능한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래슨카운티 산불 현장에서 소용돌이 불기둥 현상인 ‘파이어네이도(firenado)’가 관측된 모습. 캘리포니아=AP 뉴시스


나만의 기상예보 보좌관 나올까

최근 이어진 장마 속 잇따른 오보로 비판받은 기상청은 기상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AI 기상예보 보좌관 ‘알파웨더’를 개발 중이다. 차세대 AI 기술을 적용해 내년까지 예보관을 지원할 수 있는 알파웨더를 개발하며 2024년까지는 지역별로 특화된 기상예보가 가능한 발전된 형태의 알파웨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2027년까지 국민 개인별 맞춤형 기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알파웨더를 개발하는 것이 기상청의 목표.

이번 여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기상청도 2023년까지 AI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집중호우 발생 12시간 전 경보를 내리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미국, 독일 등도 정부 차원에서 AI를 활용한 기상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2018년 7월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기온을 알려주는 전광판에 41도가 표시된 모습.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는 한낮 기온이 41.1도까지 올라가며 2018년 이후 사상 최고 기온을 다시 기록했다. AP뉴시스 자료사진


6시간 뒤 날씨, 5분 만에 뚝딱

기업도 AI로 기상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곳이 구글. 구글은 지난 2월 AI를 활용한 기상 예측 모델 ‘나우캐스트’를 공개했다. 나우캐스트는 6시간 이내 단기 예보에 특화된 모델. AI로 현재부터 30분 전, 1시간 전 레이더 영상에 찍힌 모습을 기반으로 대기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한다. 예측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10분 수준으로 짧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칼라 브롬버그 구글 ‘공익을 위한 AI’ 프로그램 총괄은 나우캐스트 공개 당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개발 초기임에도 1시간 후 기상 예측 결과는 미국 기상청이 내놓는 것보다 정확하다”며 “사실상 실시간으로 강수량 등 국지(일정하게 한정된 지역) 기상 예측이 가능한, 지금까지 나온 가장 정확한 AI 기반 기상 예측 기술”이라고 말했다.

IBM도 AI와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전 세계 고해상도 기상 예측 시스템 ‘그래프’를 지난해 선보인 뒤 네이버 등에 세계 날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 일대가 폭우로 범람한 강물로 침수된 모습. 류저우=신화뉴시스


이상기상 부르는 엘니뇨도 예측

한발 더 나아가 폭염, 홍수 등 여러 이상기상(두드러지게 다른 기상 현상)을 만드는 ‘엘니뇨’를 예측하는 AI도 개발되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동부 또는 중부의 바닷물 온도가 여러 달에 걸쳐 평년(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보다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 함유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AI로 엘니뇨를 최장 18개월 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함 교수는 AI가 엘니뇨를 유발하는 다양한 요인을 학습하게 해 엘니뇨 발생 여부는 물론 강도까지 미리 진단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예측할 수 있는 기간도 기존 방식보다 길어져 엘니뇨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 기상재해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함 교수는 “앞으로 엘니뇨는 물론 다양한 기후 현상 예측에도 AI 도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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