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다른 사람이 느끼는 맛과 완전히 다르다면 어떨까. 내 느낌을 ‘진짜’라고 믿지만 사물의 본질이 아닐 수도 있단다.
동아어린이기자가 철학자를 만났다.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철학대회’ 한국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인 성균관대 철학과 이한구 교수. 이 교수는 “철학은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문이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고 말했다.
철학과 사람, 역사와 사회를 넘나드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던 어린이기자는
어느덧 꼬마철학자가 됐다.
<글=봉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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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혁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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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늘 깨어서 생각하고 배워야 해요”
―철학은 무엇인가요?(권민성 기자)
“세계와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에요. 2600여 년 전에는 철학자가 과학 사회 수학 등 모든 것을 연구했어요. 철학자는 ‘학문을 최초로 시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사람은 왜 공부하고 배워야 하나요?(고은강 기자)
“세상은 넓고 우리가 모르는 것은 참 많아요. 늘 깨어서 생각하고 배워야 세상에 대해 알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겠죠.”
―철학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데요. 생활 속에서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은 없을까요?(권민성 기자)
“‘비판적 사고’가 필요해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하는 자세죠.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 논리적 사고는 필수예요. ‘2+3=5’ 맞죠? 왜 그런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이런 것도 철학적 질문이 될 수 있어요.”
―‘내가 느끼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다른 사람이 느끼는 맛과 완전히 다르다면 어떨까’ 같은 생각도 철학적 사고라 할 수 있나요?(고은강 기자)
“아주 좋은 생각이에요.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다른 친구들도 나와 같은 맛을 느낄 거라고 확신할 수 없어요.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면 세상은 나은 방향으로”
―역사는 발전하나요?(이채윤 기자)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을 거예요. 선생님은 역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옛날과 비교해 사람들의 삶과 생각, 학문의 깊이가 한층 발전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역사가 계속 좋은 방향으로만 발전하면 나중에는 어떻게 될까요?(이채윤 기자)
“유토피아가 실현되지 않을까요?(웃음) 역사가 늘 진보하는 건 아니에요. 방심하는 순간후퇴하죠. 잘못된 방향으로 가려는 움직임을 막아야 해요. 범죄와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막는 힘이 강할 때 역사는 발전할 수 있어요. 여러분은 꿈이 뭐죠?”
―선생님(이채윤) 동화작가(권민성) 경찰청장(고은강)이 되고 싶어요.
“개개인이 꿈을 이루고 제 역할을 다할 때 더 좋은 세상으로 역사는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부자일수록 행복할까요?(권민성 기자)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은 필요하죠. 하지만 돈과 행복이 정비례하는 건 아니에요. 세계 1위 부자가 세계에서 제일 행복할까요? 가끔 그들보다 내가 더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미국 철학자 존 롤스는 ‘인간은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잘 설계하고 계획대로 실천할 때 행복하다’고 했어요. 여러분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건널 때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선생님은 언제 가장 행복했나요?(이채윤 기자)
“대학에서 고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범위의 학문을 공부할 수 있었어요. 많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사상과 이념을 공부할 때 가장 행복했지요. 요즘은 책을 읽거나 내 생각을 글로 쓸 때 행복해요. 그러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10분도 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웃음)”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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