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한강에 다리를 놓을 때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경우 다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자기 돈이 들어가지 않는 한 다리 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다.
Q2 최근 개정된 대부업(이자를 받기로 하고 돈을 빌려 주는 사업)법은 최고 이자율을 49%로 제한해 높은 금리(이자) 부담을 덜어 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49% 이상 금리를 주더라도 돈을 빌리고 빌려 주는 사람이 있다. 대부업법 개정은 좋은 의도와 상관없이 불법 고리사채(개인이 빌려 주는 높은 이자의 돈)를 키울 수 있다.
위 두 가지는 정부가 좋은 의도로 정책을 내놓지만 실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경우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에 따르면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는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당초 의도했던 정책 효과가 달성되지 않을 수 있다.
Q1, Q2 경우처럼 단순히 그 정책(다리 건설이나 높은 이자 예방)이 국민에게 좋은 것인지 또는 나쁜 것인지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정책이 정부 의도대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할지 연구해야 한다.
이 같은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기초를 놓고 발전시킨 레오니트 후르비치(90·미네소타대) 교수와 에릭 매스킨(57·프린스턴고등연구소), 로저 마이어슨(56·시카고대) 교수 등 미국 경제학자 3명이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 이론은 시장경제 이론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 줬다. 오늘날 경제학과 정치학의 많은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배수강 기자>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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