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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럼버스·처칠 등 역사적 인물들 동상 철거 잇따라… 재평가 받는 이유는?
  • 장진희 기자
  • 2020-06-22 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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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필요” vs “과거 기억해야”


지난 6월 19일 미국 노예해방 기념일 ‘준틴스 데이’에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새크라멘토=AP뉴시스


지난 19일 미국의 노예해방 기념일인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 행사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맞물리며 미 전역에서 크게 열렸다. 준틴스는 6월(June)과 19일(nineteenth)을 합친 단어로 준틴스 데이는 미국 땅에 있던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1865년 6월 19일을 기리는 날이다.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시위대는 남북전쟁(1861∼1865년 흑인 노예제 찬반을 둘러싸고 미국 북부와 남부가 벌인 내전) 당시 노예제를 지지했던 남부연합의 장군 앨버트 파이크의 동상을 밧줄로 묶어 끌어내렸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도 식민주의와 인종주의를 옹호했던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훼손하거나 철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국주의(강한 군사력을 토대로 정치·경제·군사적 지배권을 다른 국가로 확장시키려는 정책) 시대에 서구(유럽 서쪽 나라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열강(여러 강한 나라)은 아프리카 및 아시아 대륙 일부 나라를 식민지(정치·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에 속해 주권을 상실한 나라)로 삼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학살(마구 죽임)하거나 열등하게 여겨 차별했다.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인물들을 기리는 동상을 철거(무너뜨려 없앰)해야 한다는 주장과 과거의 상징을 파괴하지 않고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끌어내려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



길바닥으로 고꾸라진 탐험가

아메리카 대륙 발견의 상징적 인물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의 동상이 미국 곳곳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보스턴, 미네소타 등 여러 도시에 있는 콜럼버스 동상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 등에 의해 훼손되거나 끌어내려졌다.

이탈리아 출신 콜럼버스는 서인도 항로를 발견해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위대한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서구 입장에서의 ‘신대륙’에 닿은 콜럼버스는 탐험 과정에서 원주민의 문화와 전통을 열등하다고 여겨 이들을 탄압(힘으로 눌러 꼼짝 못하게 함)하고 학살하는 등 어두운 면도 지녔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강대국은 아프리카에서 흑인을 데려와 노예로 사고파는 무역을 시작했다.

콜럼버스에 대해 ‘미국 사회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원흉(못된 짓을 한 사람들의 우두머리)’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는 시내에서 그의 동상을 모두 없애기로 결정했다.


영국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 있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서가 새겨졌다. 런던=AP뉴시스


전쟁 영웅도 비판 피하지 못해

많은 영국인의 존경을 받는 정치인인 윈스턴 처칠(1874∼1965)의 동상도 무사하지 못했다. 최근 영국 수도 런던 국회의사당 옆 광장에 있는 처칠 전 영국 총리 동상 받침돌에 “(처칠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낙서가 등장했다. 현재는 동상을 완전히 가리는 보호막이 설치된 상태다. 시위대는 과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할 당시 처칠 전 총리가 유색인종인 인도인들이 생산한 쌀 등을 수탈(강제로 빼앗음)했다는 의혹(의심해 수상히 여김)을 제기했다고 프랑스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를 지냈던 처칠은 영국군을 지휘해 독일 나치의 독재자였던 아돌프 히틀러 총통의 유럽 지배를 막았다. 이에 처칠은 미국을 전쟁에 참여하도록 설득시키는 등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2002년 조사한 ‘지난 1000년의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영국인 100인’에서 1위에 오를 만큼 신망(믿고 기대함)이 두터운 정치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하던 1943년 인도 북부 벵골 지역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 처칠 전 총리가 쌀 수탈 정책을 펼친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또 처칠은 백인 우월주의(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태도)적인 발언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의 동상이 페인트칠로 훼손된 모습. 프랑스 24 홈페이지 캡처


식민지배 반성 지적 이어져

프랑스에서 샤를 드골(1890∼1970) 전 대통령의 동상에 주황색 페인트가 칠해지는 등 훼손되는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고 프랑스 24 방송이 전했다. 드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국방차관으로 일하는 등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프랑스의 위대한 지도자로 꼽혀왔다.

드골 전 대통령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나라 알제리 사람들의 독립운동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페인트칠을 당했다. 1962년 당시 대통령 드골은 프랑스령 알제리의 독립을 최종적으로 허용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드골 동상을 철거하자는 주장에 대해 “역사에서 어떤 흔적이나 이름을 지우지 않겠다”며 반대했다.​

[나는 토론왕] 역사적 인물 동상 철거에 대한 생각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역사적 인물 동상을 철거·훼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논리적 근거를 들어 말해보아요.

※나의 의견을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 ‘나는 토론왕’ 게시판에 댓글로 달아 주세요. 논리적인 댓글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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