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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소비냐, 기부냐
  • 김재성 기자
  • 2020-05-31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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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달 26일,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일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1] “특히 한우와 삼겹살 매출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났다며 ㉠반색했다. 그러면서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들께도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하루 전 춘천시 중앙시장 내 약국을 찾은 최문순 강원지사는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강원상품권으로 탈모치료제를 샀다. ‘기부하지 말고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주장대로 실천에 나선 것이다.


[2] 지난달 25일까지 12조9640억 원이 풀린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온기(따뜻한 기운)를 불어넣고 있다. “평소 못 먹던 한우로 ‘플렉스(flex·과시적 소비를 일컫는 신조어)’했다”는 이들이 늘면서 한우 도매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돼지고기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공짜면 황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이 현실이 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석 달 만에 ㉢반등했다.


[3] 다만 기부는 정부 여당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급 대상 2171만 가구 중 94.7%인 2056만 가구가 총지급 예상액 14조2448억 원의 91%를 이미 타갔다. 지급 시작 전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20%의 국민이 기부 의사가 있고 10% 부가가치세를 고려하면 푸는 돈의 30%는 ㉣환수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현실은 차이가 있다.


[4] 물론 이미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았다며 자발적으로 기부하거나 신청하지 않은 이들이 주변에 꽤 있다. 반면 공식 기부처를 고용보험기금으로 고정한 것이나, 자발성을 강조하면서도 심리적 부담을 준 여권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 굳이 받아썼다는 이들도 있다. 고소득층 가운데는 ‘어차피 내가 갚을 돈’이라며 당당히 받아 소비하는 이들도 있다. 나랏빚이 쌓이면 어차피 고소득층에게 ㉤증세 부담이 주로 돌아올 것인 만큼 기부할 생각이 없다는 주장이다. 2018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상위 30%(560만 명)가 근로소득세수의 94.9%를 부담했다.


[5] 공무원들은 고심(몹시 애를 태우며 마음을 씀)하는 분위기다. 고위 공무원 가운데는 혹시라도 승진이나 인사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이들도 있다. “가족의 선택은 강제할 수 없다”며 가족 전체 수령액 중 자기 몫만 부분 기부했다는 공무원도 있다.


[6] “정부가 보유한 정책 수단의 숫자가 정책 목표보다 많거나 같을 때에만 경제정책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틴베르헌의 법칙’은 정책전문가들 사이에선 상식이다.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소비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매출이 늘고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정책 목표 달성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기부 문화 확산 같은 다른 목표에 너무 많은 미련을 남길 필요는 없다.


동아일보 5월 27일 자 박중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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