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왼쪽부터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차이잉원 대만 총통. 신화통신뉴시스·AP뉴시스 자료사진

[1] 대만 독일 뉴질랜드의 공통점은? 코로나19와 잘 싸우고 있는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리더가 여성이라는 사실.

[2] 관광대국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막대한 관광 수익을 포기하고 빗장을 걸어 잠근 뒤 한 달간 전국에 봉쇄령(오가지 못하도록 입구를 닫아걸도록 내린 명령)을 내렸다. *치명률은 0.8%.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태 초기에 고위험군인 고령자를 격리시키고 검사를 맹렬히 한 덕분에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치명률(2.5%)을 기록하고 있다. 노르딕(북유럽국) 5개국 가운데 치명률이 9%인 스웨덴을 제외한 4개국의 방역 성적표는 양호한데 공교롭게도 이 나라들의 리더가 모두 여성이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1월 23일 중국이 발원지인 우한(武漢)을 봉쇄하자 다음 날 의료용 마스크 수출부터 금지하고 중국과의 모든 직항 노선을 끊었다. 15일까지 환자 수 393명에 사망자는 6명(치명률 1.5%). 지금은 마스크 수백만 장을 유럽 등에 수출 중이다.

[3] ‘마초적’(남자다움을 과시하고 우월하게 여기는) 리더들의 방역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발원국(어떤 현상이 맨 처음 일어난 나라)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다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리더십에도 치명상(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피해)을 입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남의 말을 안 듣는 제왕적 리더십으로 좌충우돌(이리저리 충돌함)하다가 미국을 세계 1위의 코로나 피해국으로 전락(나쁜 상태에 빠짐)시켰다. ‘유럽의 트럼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바이러스 때문에 악수를 그만두진 않을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하다가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고 영국은 유럽의 새로운 화약고(화약을 저장하는 창고, 위험이 많은 지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가 됐다(치명률 12.9%).

[4] 여성 리더가 선전하는 이유가 뭘까. 감염병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비전을 제시하는 남성적인 리더십보다 문제해결 중심의 여성적 리더십이 유리하다는 해석이 있다. ‘무티(독일어로 엄마) 리더십’의 대명사인 메르켈은 카리스마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정치세력과 연정(연립정부를 줄여 이르는 말)하며 최악의 금융위기를 포함한 국내외 난제(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외유내강형 리더인 차이잉원도 정부 안팎의 전문가 집단과 협업하며 코로나에 대처하고 있다. 아던 총리는 지난해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테러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 쓰는 두건의 일종)을 쓰고 아랍어로 인사하는 등 포용적(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것) 리더십으로 마초 리더들과 대조를 보인 바 있다.

[5] 성별이 요인이 아니라 이들이 뛰어난 정치인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성에게 불리한 *유리천장을 깨고 리더가 된 여성은 같은 위치에 오른 남성보다 유능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고, 리더로서 인정받으려면 남자들보다 배로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과도 좋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선출된 리더 152명 가운데 여성은 10명뿐이다.

동아일보 4월 16일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