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는 비상에 걸렸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침방울을 차단하는 마스크를 수입하기 위해 각국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최근 보도됐다.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상품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짐)이 빚어지며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마스크 품귀현상을 비롯해 코로나19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생각을 조금만 비틀면 해결책이 있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들을 알아보자.​


이탈리아의 한 의료진이 스노클링 마스크를 개조한 의료용 마스크를 들고 있다. 토리노=AP뉴시스

잠수 마스크의 변신은 무궁무진

코로나19 환자가 빠르게 증가 중인 영국에서 보호 장비가 없어 쓰레기봉투와 스키용 고글을 쓰고 일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이 최근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찬가지로 의료장비 부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이탈리아의 의료진은 스노클링 마스크를 개조해 의료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떠올려 화제를 모았다.

바닷속 생물들을 관찰하는 레저스포츠인 ‘스노클링’에 나설 때 착용하는 마스크는 눈, 코, 입 전체를 덮는 투명한 소재로 제작됐다.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의료진이 진료를 보기 적합한 것. 마스크 끝에는 숨을 쉴 수 있도록 호스가 연결돼 있다.

필요한 경우 3D(입체) 프린터로 특별 제작한 산소공급 호스를 부착해 환자용 인공호흡기로도 쓸 수 있다. 이탈리아 3D 프린팅 업체 이시노바는 8시간 마다 바꿔야 하는 산소호흡기 마스크용 밸브를 생산해 의료 시설에 무료로 공급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관계자들이 경북 구미시 도레이첨단소재를 방문해 MB 필터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발 빠른 대처로 마스크 공급 ‘원활’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약국,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최근 보건용 마스크의 필수 원재료인 MB(멜트 블로운) 필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해 마스크 생산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기저귀용 부직포 생산라인을 개조해 하루 13t(톤)의 MB 필터 제작용 부직포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 이는 마스크 650만 장을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종합 부직포 생산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저귀용 부직포 제작에 사용되는 생산라인을 MB 필터 제작용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밝혔다.

기존 설비와 비교했을 때 생산 속도도 5배나 빠르다. 도레이첨단소재의 생산설비는 겉면과 안쪽 면에 쓰이는 스펀본드 부직포와 MB 필터용 부직포를 한 번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스펀본드 부직포와 MB 필터를 따로 생산한 뒤 붙여야 해 시간이 더 걸린다.



대한항공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손님 대신 화물 싣고 날아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면서 해외 여행객이 크게 줄었다. 직격탄(치명적인 피해를 줌)을 맞은 것은 국내 항공사들이다. 일부 항공사들은 어쩔 수 없이 휴업에 돌입하거나 직원 구조조정(기업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원 감축·사업 통폐합 등에 나섬)을 실행하는 모습이다.

이 시기 적극적으로 살길을 모색하는 항공사가 있다. 더 이상 쉬고 있는 항공기를 방치할 수 없었던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여행객을 태우는 대신 화물칸에 물건만 실어 운항하기로 한 것. 대한항공은 지난달 13일부터 약 20t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에어버스사의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호치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긴급 물량을 수송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농산물을 싣고 오기도 한다.

“공항에 여객기를 세워놓을 때 발생하는 비용인 주기료를 아끼면서도 수·출입 기업의 원활한 경제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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