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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마을]시 읽는 아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2-12-07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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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시 읽는 아이

“2/자가/너를/흉내냈다”(오리) “이빨을 몽땅/드러내고/웃는다”(옥수수) “하모니카/불고 싶다”(빌딩) “비 맞는/마른 덩굴에/늙은 마을이/달렸다”(호박) “이 점은/넓이와 길이와 소리와 움직임이 있다”(종달새) 짧은 시구 속에 되받아치는 말들이 경쾌하다. 오리를 숫자 2에, 옥수수 알갱이를 치아에, 빌딩을 하모니카에 비유한 상상력과 재치도 알아줄 만하다.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소나기’로 잘 알려진 소설가 황순원 선생(1915∼2000)의 두 번째 시집 ‘골동품’에 실린 작품들이다. 선생이 초기에 시를 썼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동양화가 사석원씨의 그림은 시원시원한 먹선에 원색의 수채물감이 어우러져 의인화된 사물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해바라기씨를 심자/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해바라기 씨를 심자/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고양이가 꼬리로 다진다/우리가 눈 감고 한 밤 자고 나면/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가고/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햇빛이 입 맞추고 가고/해바라기는 첫 시악시(색시)인데/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해바라기씨)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시인 정지용 선생(1902∼1953?)의 시는 천진난만한 동심이 담기고 운율성이 뛰어나 소리내어 반복해서 읽다 보면 저절로 외울 수 있다. 한때 선생이 자진 월북한 것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 활발하게 소개되지 못하다가 학자들의 노력으로 주옥같은 시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승호 시인이 시를 뽑고 국내 화가들이 그림을 그린 시 그림책 전집 ‘시 읽는 아이’가 비룡소에서 나왔다. 기존의 동시집과는 달리 동시로 한정짓지 않고 기성 시인들의 시를 보여준다. 우리 나라 시인의 시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표적인 시가형식인 하이쿠, 프랑스의 시인 프레베르의 시까지 서정시 정형시 산문시등 다양한 시 형식을 맛볼 수 있다. ‘해바라기씨’(정지용), ‘오리’(황순원), ‘강아지풀’(박용래), ‘맨드라미’(바쇼),‘학교에서 나온 우리는’(프레베르) 등 전 5권. 각 권 값 8000원. 유아∼초등학교 저학년용. <김세원 기자>claire@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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