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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기선생님의 논술방]특수사례 무리한 보편화 말아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9-07-07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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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매일매일 비슷한 날을 보냅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먹고 학교나 직장에 갔다가 저녁이 되면 집에 돌아옵니다. 이런 것을 보편성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 하나하나는 조금씩 다릅니다. 일어나는 시간도 다르고 밥을 안 먹고 갈 수도 있고 학교 대신 소풍을 갈 수도 있고 집에 안 들어오고 친척집에서 잘 수도 있지요. 이런 걸 특수성이라고 합니다. 주장글을 쓸 때는 나의 경험이나 주변의 특수한 일들을 통해서 보편성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걸 글이 갖는 타당성이라고 말하지요. 이번 주장글은 바로 그런 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글들이었습니다. 최해리 양의 글은 유명상품이 비싼 만큼 좋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좋은 물건이기에 비싸리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보편성을 얻고 있지 못합니다. 값이 비싼 물건이 품질이 좋으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비싼 전자제품이나 고급 자동차는 절대 고장이 나지 않나요? 보푸라기를 예로 들어 싼 옷은 오래 입지 않아도 보푸라기가 일어 못 입는다고 했는데 아주 특별한 예를 가지고 전체 싼 옷은 못 입는다고 보편화시켰기에 무리가 따릅니다. 차라리 싼 옷은 비용을 덜 들이기 위해 끝마무리가 잘 안되어서 쉽게 못 입게 된다고 했더라면 특수한 예가 보편성을 얻게 되겠지요. 조은미 양의 글도 비슷합니다. 남대문 시장의 옷이 유명브랜드보다 오래 입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그런 옷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옷은 전체 수백만 벌의 옷 가운데 일부일 뿐이라고 반론을 펼치면 뭐라고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나요? 특수한 경우를 전체의 경우로 성급하게 보편성을 주려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습니다. 유명브랜드의 옷 가격 절반 이상이 이름 값이라는 주장도 근거는 불충분합니다. 유명브랜드이면서 거품을 빼서 싸게 공급하는 품질 좋은 옷들도 있기에 섣불리 보편화하기 어려운 논리랍니다. 정우기(작가·문학박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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