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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장원/산문]부모님 사랑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10-03 1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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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부터 우리 부모님께서는 서울 고척동에서 자그마한 가게를 얻어 일하고 계시다. 힘드신 것 같지만 내색은 하지 않으셨다. 우리가 걱정할까봐 그러시는 모양이었다. 오랜만에 내가 가게에 나가게 되면 저녁을 함께 먹게 되는데 부모님의 모습은 모든 면에서 볼 때 내 마음이 정말 슬퍼진다. 얼굴에 살짝 팬 주름살이, 손에는 딱딱한 굳은살이, 그리고 음식을 드시려고 하다가도 손님들이 오는 바람에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시고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것을 몇 번씩 되풀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흰머리카락이 한 개씩 늘어갈 때마다 매일 군것질하고 돈달라고 떼를 썼던 내가 한심해진다. 지금 나는 한가하게 생활문이나 쓰고 있지만 부모님께서는 오빠와 나, 아니 우리 가정을 위해 오늘도 가게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실 것이다. 며칠 전, 학원에 다녀온 뒤에 할일이 없어서 가게에 나가 보았다. 맛있는 음식을 사 달라고 조를 작정이었다. 그러나 과일, 야채, 그리고 부모님 두 분만 계실 뿐 손님은 한 사람도 없었다. 더군다나 부모님의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가게에 나와서 짐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때는 우리들에게 어깨 좀 주물러 달라고 하시고 허리를 밟아달라고 하실 때가 있다. 그 전에는 조금은 하기 싫기도 했었다. 그러나 우리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부르시기만 하면 얼른 달려가곤 한다. 다른 아이들과 부모님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내가 제일 당당하게 말하곤 한다. 부지런히 일하고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가지신 우리 부모님이 나는 제일 자랑스럽다고 말이다. 그리고 신사임당이 아무리 훌륭한 어머니였다고는 하지만 나한테는 우리 부모님이 제일이다. “엄마 아빠, 힘내세요. 앞으로는 투정을 부리지 않고 속 썩이지 않는 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요.” 송혜영/서울 오류교 6 ▼심사평▼ 딸의 마음가짐 감동적이 달에는 발표된 생활문의 글감이 참 재미있다. 옷을 지을 때 우선 옷감이 좋아야 하듯이 글도 글감이 좋아야 한다. 장원을 차지한 ‘부모님 사랑’은 엄마 아빠가 하시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썼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노고를 지켜 보고 딸다운 마음가짐을 곁들였다. 감동을 주는 글이다. 엄기원(아동문학연구소장)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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