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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내 이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7-04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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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내 이름

[문예상 후보/산문]내 이름

내 이름은 박꽃하얀이다. 이름 때문에 겪은 일을 이야기하려 한다. 새 학기 때였다. 선생님은 출석을 부르시다 말고 갑자기 멈추셨다. 그리고 잠시 후 “박꽃하얀, 음… 이름 맞니?” 하며 내게 물어 보는 것이었다. 나는 홍당무가 되어 개미만한 목소리로 맞다고 대답했다. 그때 어디선가 “호박꽃이다. 낄낄낄….” 하는 말이 들렸다. 그 소리에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하얀이? 이쁜 이름인데 왜 그러니?” 하며 변호해 주셨다. 그렇지만 나는 창피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엄마한테 이름을 바꾸어 달라고 떼를 썼다. 그런 나를 보고 엄마가 달래주었다. “하얀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받은 모양이구나. 모두들 네 이름이 예쁘다고 하잖니? 이름 뜻같이 박꽃같이 하얀 마음으로 친구들을 대해보렴. 그럼 모든 애들이 네 이름을 부러워하게 될 거야.” 이 말을 듣고 약간의 분은 삭였지만 억울한 생각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아빠가 퇴근하셔서 곧바로 내 방으로 들어오셨다. “하얀이란 이름이 마음에 안 들었단 말이지? 아빤 네가 여름날 초가집 지붕 위에 아름답게 핀 박꽃같이 하얀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해서 이름을 지어 준 건데…. 처음 할아버지께서 네 이름을 들으시고 나서 뭐라고 말씀하셨는 줄 아니? 네 이름은 어렵긴 하지만 아름답다고 하셨단다. 이런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이름이 그래도 싫으냐?”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놀려댄단 말예요.” “하얀아,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야. 네가 정말로 네 이름을 사랑한다면 그런 놀림 따위는 상관 없지 않겠니? 그리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름이잖아?” 아빠의 말씀을 들으니, 이름 때문에 투정을 부렸던 나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그리고 갑자기 내 이름이 친숙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잠자리에 들면서 전날의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름 때문에 남에게 놀림을 당한 건 학기 초 이외는 없는 것 같았다. 나와 친한 친구들은 더더욱 놀리지 않았다. 오늘의 일은 새 학기 첫날부터 나를 기분나쁘게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앞으로 아빠 엄마의 말씀처럼 하얀 마음으로 새 친구들을 대해 누구나 나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이름같이 부드러운 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다짐하였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아이들의 놀림에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기로 하였다. 박꽃하얀/인천 효성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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